전국에 수납·판매 가능한 현금자동인출기 95대 보급
수도권 집중·지역은 3대뿐 청주는 한대도 설치 안돼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현대인들의 대형마트를 찾으면서 전통시장의 입지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전통시장의 물품가격이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용이하고 한번에 많은 종류의 상품을 접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형마트는 환불도 용이하고 무료 배달 서비스까지 갖추어져 있어 소비자가 이용하기 편해 전통시장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전통시장이 상가 활성화를 위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온누리상품권'이다.

온누리상품권이란

온누리 상품권이란 전국 가맹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전통시장 수요 진작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 진흥공단에서 발행되고 있다. 3만원권, 1만원권, 5천원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장상인회와 13개의 금융기관에서 환전이 가능하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는 온누리상품권 유통 활성화를 위해 현금인출기(ATM)에서도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반영됐다. 온누리상품권은 개인의 경우 현금, 공무원복지카드로 구입이 가능하고, 법인의 경우 현금과 법인카드로 가능하다. 개인은 1인당 월 30만원까지 구매 제한이 있고 법인은 제한이 없다.

종이상품권은 새마을금고, 우체국, 신협, 기업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농협, 수협, 신한은행 등 13곳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전자상품권은 무기명식의 경우 기업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6곳, 충전식은 우리은행, 부산은행, NH농협은행 등 3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정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운영 전통시장포털 전통시장 통통(www.sijangton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유통 활성키로...그러나

온누리상품권 판매기 보급은 구매ㆍ환전 시 평일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구매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2014년 8월 전국 91개 지역에 온누리상품권 수납ㆍ판매가 가능한 현금자동인출기(ATM)를 보급했다.

그러나 이후 전국적으로 온누리상품권 판매가 가능한 현금인출기 보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16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온누리상품권 구입이 가능한 현금인출기를 확인해본 결과 모두 95개로 3년동안 단 4개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온누리상품권 현금인출기는 서울에 61개, 경기도에 12개 등 수도권에 82% 이상 집중돼 있고 지역전통시장 내에 설치된 것은 3대에 불과했으며 청주에는 단 한개도 설치돼 있지 않다.

ATM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이용도는 턱없이 낮은 상태다. 지난 2014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을 보면 전체 판매액 2조8천억원 중 현금인출기 판매금액은 43억7천만원으로 0.16%에 불과했다.

홍보 및 이용 부족한 온누리상품권...오히려 부정 이용사례 속출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중부매일DB

지역 전통시장 살리기의 일환이었던 온누리 상품권이 불법으로 이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4~2015년 온누리상품권 10% 할인 시기를 이용해 전국 약 3천200개의 가맹점이 온누리상품권을 불법유통해 가맹점 취소, 과태료, 서면경고 처분을 받은 것이 밝혀졌다. 정부는 2014년 6월 5일부터 9월5일까지 세월호 등으로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10% 특별할인을 실시했다. 온누리상품권의 통상 할인률 5%를 10%로 임시 올린 것이다. 또한 2015년에 닥친 메르스로 침체된 경기를 복구하기 위해 6월 29일부터 9월 25일까지 10% 특별 할인을 또 실시했다. 그러나 이기간동안 가맹점주들이 10%할인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 후 원래가격을 환전해 가는 속칭 '상품권 깡'을 일삼다 적발됐다.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확인한 '부정유통 가맹점 적발 및 조치내역'에 따르면 2014년 적발된 불법유통 가맹점은 1천570곳, 2015년엔 1천631곳으로 나타났다. 2014년 적발되 가맹점 7곳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24곳에 가맹점 등록 취소 조치, 나머지 1539곳에

가맹점 서면 조치를 취하는 등 단속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해 적발건수가 더 늘어난 것이다.

온누리 상품권 취지에 맞게 활성화 돼야

온누리상품권 발행 취지에 맞게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곳도 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온누리 상품권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곳은 대구로 판매액(3천6억원)보다 회수액(4천20억원)이 더 많아 1천41억원의 이익을 냈다. 대구 뒤를 이어 부산 993억원, 인천 328억원, 광주 296억원 순으로 온누리상품권의 높은 회수액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판매율은 서울이 23%로 가장 높았고 경기 14%, 부산 11%, 대구 8%로 뒤를 이었다. 이어 회수율은 서울 19%, 부산 14%, 대구 11%, 경기 10% 순이었다. 그러나 거래가 가장 많았던 서울은 회수액보다 판매액이 더 높아 손해액 1천870억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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