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수지 악화에도 2013년 이후 성과급만 4천38억원 지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7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병원(왼쪽)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7.10.20.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농민을 위한 농협?' 소도 웃을 일이다.

여전히 회장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상임임원진은 농촌 및 농민현실과 동떨어진 채 3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는가하면 일반직원도 성과급 돈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더욱이 경영수지 악화에도 불구하고 2013년 이후 성과급(기본+특별)으로만 4천38억원을 지출하는 등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밝혀져 농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상록을)은 최근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에 대한 국감에서 이같이 폭로했다.

농협중앙회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천억원 이상 감소한 1천731억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639.8%에 달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으로 기본급과 성과급을 포함한 상임임원들의 연봉총액 현황을 보면 ▶회장 3억6천만원 ▶전무이사 3억5천900만원 ▶농업경제대표이사 3억1천300만원 ▶축산경제대표이사 3억1천700만원이나 됐다.

또 ▶상호금융대표이사 3억6천800만원 ▶감사위원장 3억3천300만원 ▶조합감사위원장 3억3천300만원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 상임임원진 가운데는 상호금융 대표이사 연봉이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장의 경우 100㎡에 달하는 넓은 사무공간은 물론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연간 렌트료가 3억2천882만원, 연간 유지비로 1천253만원에 운전기사 인건비 4천739만원이 지출되는 제니시스EQ900(2016년식) 고급세단을 제공받고 있다. 매년 업무추진비도 상당액을 쓰고 있다. 농협 회장을 비롯해 상임임원진에게 각종 명목불문하고 실질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에는 전무, 대표이사 등에게 각각 1억5천600만원, 감사와 조합감사위원장에게 역시 1억3천200만원씩 지급하던 경영활동비를 폐지하고 성과급 최대 지급률을 80%에서 12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사업구조개편이 완료된 2017년 1월1일 이후 농협경영대표와 축산경제대표는 농협경제지주회사 소속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회장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상임임원들이 평균 3억4천만원의 고액연봉을 받는 가운데 경영수지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2016년도에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천억원 이상이 감소한 1천731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2천7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4천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013년과 비교해서는 지난해에는 무려 2천271억원이나 이익이 감소한 실정이다. 3년 사이에 당기순이익 규모가 56.7%나 감소했다. 부채비율 역시 2013년에 583.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도 639.8%로 악화된 상태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22일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 농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면 충격을 넘어 분노할 것"이라며 "경영여건을 외면하는 특별성과급 지급을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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