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윤여군·한인섭 기자] 지방분권을 구현하려면 입법권과 조직·인사권, 과세권을 지방정부의 법률과 조례로 명시하고, 기초지방선거(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전 부총장·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고문)는 24일 중부매일과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 주관으로 옥천군청에서 열린 지방분권개헌 순회 토론회 주제발표(지방분권개헌 필요성과 방향)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관여하지 못하고, 지방정부는 재정운영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명예교수는 특히 주민들과 밀접한 공공사무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시·군·구에 귀속시키는 상향적 권한배분방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권한을 시·군·구에 부여하는 시스템을 갖춰 시·도는 시·군·구가 결정·처리 곤란한 공공사무만을 보충적으로 처리하고, 중앙정부는 시·도가 결정·처리 곤란한 사무만을 보충적으로 처리하는 '공공사무(공공서비스)에 관한 권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교수는 특히 "지방정부는 헌법이 정한 권한 범위 안에서 '법률'로 침해 불가한 독자적 입법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방정부의 법률로 조직과 인사, 지방세 종목과 세율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간의 재정력 격차 해소를 위해 '지방재정조정제도를 운영해야 하고, 결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방정부 수장과 지방의원들로 구성한 시·도별 선거인단이 상원의원을 선출해 지방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의회를 양원제로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명예교수에 이어 이두영 충북도 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장은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마련한 '개헌안' 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두번째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이두영 충북도국토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촉진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김재종 충북도 지방분권촉진협의회 지역대표위원(전 충북도의원)은 "지방의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지방의 정체성을 유지하기위해서는 지방정부가 다양한 지역적 강점을 살려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자주적인 결정권과 집행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효익 옥천군의회 의원은 "지역의 다양성과 개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이미 국민적 합의가 됐다"며 "헌법개정과 법령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웅 전 충북도의원은 "농촌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공동체 파괴, 영농기반 붕괴 등 많은 문제가 목전에 놓여 지방분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지방인재 할당, 주민자치위원회 의회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영 교수(충북도립대 사회복지과)는 "보조금을 통해 역할 위임을 하고 행정적 개입을 하는 식민지적 사회복지분권은 더이상 곤란하다"고 주장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등한 복지주체로서 충분한 협의 과정을 통해 사무배분과 재정 배분체계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서 이정 중부매일 대표이사는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방분권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토론회가 지방자치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민의가 응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만 옥천군수, 지방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지역민, 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