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청주시 전경 /중부매일DB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공직사회의 줄서기 행태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무주공산'인 청주시는 물론이고 상당수의 지자체에서 유력한 차기 단체장 감에 공무원들이 접촉을 시도하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충북지역 최대 접전지로 불리는 청주시장 후보군에 여야에서 10여 명의 인물이 거론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선거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범덕 전 청주시장을 필두로 연철흠·이광희 충북도의원,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4명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아직 뚜렷하게 출마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민주당 후보군의 무게중심은 한 전 시장에게 쏠려 있다.

지난 대선에서 '본인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한 전 시장의 결심이 당내 경선 등 앞으로의 선거 지형을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 도의원과 이 도의원의 움직임은 한 전 시장보다 뚜렷하다. 젊은 후보군에 속하는 이들은 해당 지역구 활동과 SNS 등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다. 지난 9월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입당한 정 전 부지사는 후발 주자인 만큼 열심히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정 전 부지사의 입당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청주시의원 '연판장' 소동이 민주당내 과열된 경선 분위기를 드러내며 시민들로부터 부정적인 눈초리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17명 중 14명이 서명한 '연판장' 소동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는 아직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오랜 야당에서 여당으로 뒤바뀐 민주당이 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미리 김칫국을 마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와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대법원 재판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이승훈 시장과 김양희 충북도의장, 황영호 청주시의장, 김병국 전 청주시의장 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 시의회 두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당과 얼마 전 도당을 창당한 정의당 등은 아직까지 유력한 후보군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그동안 지방선거만 되면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이 다른 선거 때보다 훨씬 많았다. 공무원들의 줄서기는 물론 차기 단체장 밑에서 출세해 보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단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우가 많다. 하루아침에 한직으로 내몰리거나 보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졸지에 요직에 발탁되고 승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줄서기 하는 공무원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엄중 중립을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선거 1년여 전부터 자기 사람을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보직에 앉히고 그 활동을 일일이 체크하기도 한다. 활동이 미진하면 갈아 치우기 일쑤다.

공무원의 줄서기는 그 자체로도 위법이지만 대다수 공직자들의 근무의욕을 꺾는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크다. 공직사회가 침체하고 냉소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것은 선관위가 적발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료 공직자들은 안다. 이번 선거는 줄서기 한 공무원들에게 철퇴를 내리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또 85만을 이끄는 청주시장은 시민의 수장이며, 지역 유권자의 '기대와 꿈'을 대변해야 한다. 각 후보자들은 청주와 청원이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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