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조동욱 교수, 10회 반복 음높이 '상승'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 아나운서 발음을 따라 하기만 해도 전달력이 향상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도립대학 생체신호분석연구실의 조동욱(59·의료전자기기과) 교수는 20대 남녀 10명씩에게 아나운서의 뉴스 원고의 발음을 반복적으로 따라 하게 한 뒤 음높이 변화 폭 등을 측정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실험은 KBS 여성 아나운서가 진행한 뉴스 속 문장 하나를 정해 실험 대상자가 10회에 걸쳐 해당 발음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에 쓰인 방송 문장은 '다음 뉴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나라 살림 규모인 내년 예산안이 발표됐습니다'(35음절)이다.

음성분석기로 측정한 아나운서의 평균 음높이는 241.508㎐, 음높이 변화폭(Bandwidth of pitch)은 233.983㎐다.

음높이 변화폭이 너무 크면 경망스러운 느낌을 주고, 반대일 경우는 군인처럼 딱딱하게 느껴진다.

조 교수는 아나운서 음성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은 적절한 음높이와 변화폭을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남성들의 평균 음높이는 처음 122.926㎐, 변화폭은 82.753㎐이던 것이 10회째 따라 읽을 때는 128.053㎐와 104.416㎐로 높아졌다.

여성들도 216.704㎐와 184,861㎐에서 222.221㎐와 199.504㎐로 상승했다.

두 집단 모두 음높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반면, 음높이 변화폭은 남성이 21.663㎐, 여성이 14.643㎐ 높아졌다.

조 교수는 "이는 목소리의 딱딱함이 사라지고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는 의미"라며 "이번 실험을 통해 아나운서가 말하는 것을 따라 읽기만 해도 전달력을 높아진다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스피치 이론인 '메라비언의 법칙'은 대화할 때 목소리 비중이 38%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는 표정(35%)과 태도(20%)이고, 정작 말의 내용은 7%에 불과하다.

조 교수는 "이 이론을 보더라도 대화에서 목소리는 매우 중요한 항목이고, 훈련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실험 결과는 이달 11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리는 한국통신학회 추계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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