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 캠퍼스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다음달 직선제로 치르게 되는 한국교통대학교 총장 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교통대에 따르면 대학 최고의 의결기구인 전교교수회는 지난 6일 '직원 및 조교의 선거참여 비율은 선거공고일 기준 최근 3년 간 직선제선거를 실시했거나 실시키로 한 국립대학교 참여비율 평균으로 한다'는 내용의 '총장임용추천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직원과의 합의가 늦어질 경우, 총장 공백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호상(항공기계설계학과) 교수를 비롯한 149명의 교수 요청으로 발의됐다.

당초 교수회 집행부와 직원을 대표하는 3단체(한국교통대 직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한국교통대지부, 전국국공립대학노동조합 한국교통대지부)가 협상을 벌여 직원 참여비율을 정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번 개정안 통과로 없던 일로 돼 버렸다.

특히 그동안 각종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총장 간선제를 유도했던 지난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에 따른 직선제를 추진해 교통대의 이번 개정안이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8월 17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고현철 교수 2주기 추도식'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자율적으로 후보자 선정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며 대학 구성원 간의 합의를 총장 직선제의 대전제임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교통대 직원 3단체는 총장 선거 '보이콧'까지 염두에 둔 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동철 전공노 한국교통대지부장은 "이번 개정안은 직원과 조교를 대학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교수들의 독단적 모습으로 이 과정에 직원들은 참여할 수 없다"며 "앞으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투쟁과 함께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 싸워나가겠다"며 "현 정부에서 교수들 만의 선거로 선출된 반쪽 직선제총장을 인정해 줄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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