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시의회,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해야"
이 전 시장, 시청 간부들의 요구에 13일 오전 10시 30분 이임식 진행 예정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시장 직을 상실한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10일 청주시청을 방문한 가운데 "초대통합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일했다. 7개월 정도 남은 기간은 시청 직원들이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안정된 시정운영을 강조했다./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한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지난 10일 "매일 매일 임기 마지막 날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으며, 자연인으로 돌아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전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을 받은 이 전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는 순간부터 시민들께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시정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시장이 되기 전 있었던 일로 시민 마음에 생채기를 내 무엇보다 송구스럽다"며 "초대 통합시장으로 끝까지 책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에 미안하다"면서 시민들도 챙겼다.

특히 이 시장은 "매일 마지막이란 생각에 열심히 돌아다녀 기업유치를 비롯해 국비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어느 정도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누가 시장이 되든 이 같은 기초 위에서 통합 청주시를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시정 운영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1억3천만원을 들여 청주의 영문 첫 글자 C와 J를 '생명의 씨앗'으로 상징화한 새 CI와 제2쓰레기매립장 사업을 꼽았다.

그는 "CI 선정이 정당 파워게임으로 변질될 사안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진전될 줄은 몰랐다"며 "저도 새 CI가 맘에 들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이 선정했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밟았는데 의회에서 이를 가지고 정치적 파워게임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솔직히 시민들은 CI에 관심도 없다. 그렇게 엄청난 일도 아닌데 이를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면 정당이 지방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단행해 이같은 악순환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 전 시장은 "환경단체가 쓰레기매립장 사업 계획 변경에 그렇게 반대했는데 환경적 문제에 대한 증거는 아무것도 내놓은 게 없다"며 "시민 이익을 위해서 사업계획을 바꾸는 게 옳은 일인데도 무조건 귀찮다고, 결정된 것을 그대로 가자고 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 때 부인의 시장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치는 할 수 없게 됐으나 여기서는 손을 떼겠다"며 "남는 게 시간이니 많은 사람을 만나 거취도 정하고,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챙기겠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시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밖에 이 전 시장은 이임식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국·과장급 간부들의 요구로 이임식을 열기로 했다. 이임식은 13일 오전 10시 30분 시청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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