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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모두 공감하는 적폐청산 되어야[세상의눈] 성낙수 시인
/뉴시스

잘못된 과거를 그냥 둘 수는 없지만 잘못된 우리의 과거를 다 청산하려면 현재와 미래가 없을 수 있다. 과거에만 억매이지 말고 미래가 있는 적폐 청산, 보다 나라다운 나라가 되는 적폐 청산이어야 할 것이다. 성경의 가치는 두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있는 것이며 그 내용을 어떻게 잘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다. 성경의 아무리 좋은 문구도 적당히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큰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다. 운 좋게 갑으로 태어나 남을 위해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약자들에게 갑 질을 빈번히 하고 있는 나쁜 사람도 있어 유감이다. 갑이 못 되어 있을 때 갑을 비난하던 병이 갑자기 갑이 되면 확실히 갑 질을 하는 것이다. 원래 갑 질하는 나쁜 자들보다 더 심하게 운 좋게 갑이 되어 갑 질을 하는 꼴은 보기에 화가 나며 민망하다.

적폐 청산은 꼭 해야 할 것이다. 오래된 잘못을 없애자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지만 일반인 시선에서 보면 적폐 청산의 대상은 너무 많은데 그것을 청산할 깨끗한 손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구호로 주장하는 적폐 청산은 잘못될 수도 있다. 오래전부터 다 잘 알고 있는 잘못된 적폐를 고치겠다고 야단법석 떨 필요는 없다. 국민들이 동의하는 것부터 차분히 처리해 나가면 된다. 적폐 청산은 꼭 되어야 하고 성공하기 위해 적폐 청산에 앞장 선 사람들 자신을 먼저 죽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쁜 사람도 높은 자리에 앉혀주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좋은 사람 많은데 굳이 나쁜 사람을 고위 공직자로 임용하는 것은 바로 선거직의 맹점에서 온 것이다.

내 당선을 위해 도와준 주위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을 꼭 주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나쁜 사람들이 좋은 자리에 앉을 기회가 생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침묵이 최선이고 비판이 차선책이다. 올바른 비판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책무는 크며 무겁기까지 한 것이다. 말 한 마디 한 줄의 글을 써 감에 목숨을 걸진 못해도 명예를 걸어 삶과 행동에 있어 언행일치 되어 이중적인 삶의 여지가 없어야 자신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적폐 청산을 철저히 하며 무너진 전 정권의 초라한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권력의 무상함을 알아 자기 패거리들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오래 전 필자는 속리산에서 백일 내내 계곡물로 불린 콩과 솔잎으로 지내는 한 현자를 만난 적이 있다. 처음 만나 대화 같지 않은 선문답을 몇 마디 꺼내더니 얼마 지나 친해지고 나니 꺼내는 말이 "국가 바로 세우기 위해 할 일이 많은데 옳게 하려면 기득권 가운데 구십 퍼센트는 지구를 떠나야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했다. 그 평온해 보이는 얼굴에서 이런 매몰찬 말을 듣게 될 줄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지금까지 그 많은 친일파 청산도 못했고 6.25 때 전쟁을 기피하고 도망가 살아남은 자들도 많다. 하지만 적폐 청산은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보고 해야지 칼자루를 잡은 자들의 이익을 위해 집행해서는 안 된다.

성낙수 시인

정부는 국민을 안전하고 평화롭게 보호 해 주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필자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말이 있다. "보수는 욕심으로 망하고 진보는 아집으로 망한다.' 멋들어지게 청사진으로 펼치어 나가는 큰 정부는 집권 초기에 잠시 걸치는 안정적 과정으로 끝내야 한다. 우리나라에 트럼프가 방문했을 때 열열이 환영하는 단체와 철저하게 반대하는 단체를 보게 되는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사회 구조에서 두 집단을 충족하여 다 만족하는 적폐 청산이 되어야 성공인 것이다.

재집권만을 위한 오년, 십년 앞을 바라보지 말고 백년대계를 바라보며 국가 경영의 청사진을 차분히 꾸려야 한다. 그래서 잘 갖추어진 알찬 작은 정부로 국민 모두를 보듬어 평안한 안정을 주고 덤으로 달콤한 작은 행복을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는 것이다.

중부매일  jb@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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