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김동례 음성대소금왕고 수석교사

/클립아트 코리아

차가운 가을바람이 따스함을 갖게 합니다. 4년 전 새내기 수석교사의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른 체 1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정말 교실의 변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가? 매일 고민하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바꿀 수 없는 것이 교실의 모습이란 생각에 함께 근무하는 교사들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신설학교라서 몇 안 되는 선생님들이 그저 차 한 잔 나누며 아이들 이야기로 꾸준히 대화의 장을 열어 왔습니다. 그저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오늘을 있게 해준 든든한 초석이었습니다. 완성학급으로 세워진 지금은 많은 교사들과 시끌벅적 비벼대고 모여듭니다. 마치 향기로운 꽃에 달려드는 벌처럼.

'교사들 가슴속엔 무엇이 담겨있고, 그들은 무엇으로 가슴이 뛰는 것일까?' 교사동아리를 하면서 매번 스스로 질문하는 것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실시하는 동아리시간! 바쁜 학교 교육과정일정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로 시작되기 전 젊은 교사들은 준비물을 챙기러 달려옵니다. 몇 몇 다른 선생님들은 각기 교실 정비를 하고 연수받을 준비를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함께한 시간에 교사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서로 다가가며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됩니다. 또한 모둠별 함께 활동하는 시간은 마치 초등학교 3학년 교실을 연상하게 합니다. 시끌벅적 생각을 공유하면서 주어진 주제를 완성해내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런 교사들이 함께하면서 만드는 창의적인 수업모델들은 교실에 투입되고 서서히 변화되어가는 교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올 해는 독서동아리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학습의 가장 기본서로서 책을 좋아하는 교사들의 희망으로 모여 더욱 깊이있는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 선정도 모두가 희망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교사들이 미리 읽어오고 그 시간 함께 토의하고 토론하면서 학생을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한 발씩 다가서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경력있는 교사의 경험을 공유하는 새내기 선생님들은 학생 지도에 있어서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배우고자하는 참모습 속에서 탄탄한 교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경력있는 교사들은 신규교사들에게 모범이 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임으로서 더욱 안정된 배움의 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책을 읽고 함께 내용을 나누는 시간에 협업과 관계형성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자연스런 시간도 만드는 기회였습니다.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꿈꾸며 새 봄에 농부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노고를 아끼지 않은 것처럼, 교사는 학생들 각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성장하는 것을 오래도록 참고 기다리며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요?

교정의 붉게 물들어가는 나뭇잎을 보면서 학생들의 결실을 기대해봅니다.

교사는 얼마나 중요한 존재일까요? 저에게 울림을 준 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하임 G. 기너트의 '교사와 학생 사이' 책의 서문입니다.

김동례 음성대소금왕고 수석교사

'난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다. 교실의 분위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은 바로 '나'다. 나 한 사람의 태도에 따라 교실의 기후가 달라진다. 교실의 날씨를 결정하는 요인은 그 날 나의 기분이다. 교사인 나의 손안에는 어마어마한 힘이 쥐어져 있다. 아이들의 삶을 비참하게 할 수도 즐거움에 넘치게 할 수도 있는 힘이다. 나는 고문 도구도 될 수 있고, 영혼에 힘을 불어넣는 악기도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창피를 줄 수도, 어를 수도,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치료해 줄 수도 있다. 상황이 어떻든, 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고조되거나, 완화되기도 하고, 아이가 인간다워지거나 인간다워지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깊어가는 이 가을 가슴에 다시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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