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종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흔히 사람을 만날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라 묻는다. 이는 결국 어떤 직위에 있고 돈은 얼마나 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돈이나 부 그리고 높은 직위 자체를 성공의 척도나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성공과 행복을 말할 때 삶의 질이나 만족도, 평안한 마음상태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 등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들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삶에서 성공과 행복의 척도는 단지 소득이나 재산 그리고 직위처럼 화폐적,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들에만 한정해서는 측정될 수도 없을뿐더러 부정확하기까지 하다.

조선시대 네 분의 임금 밑에서 무려 다섯 차례나 재상을 지냈다는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의 좌우명은 "지행상방 분복하비(志行上方 分福下比)"다, 뜻과 행실은 나보다 나은 쪽과 견주고, 분수와 복은 나보다 못한 쪽과 비교하라. 뜻을 세우고 행실을 닦는 일은 늘 시선을 높은 데 두어 미치지 못한 듯이 하되, 누리는 복은 나보다 못한 쪽을 보며 이만하면 됐다하는 마음을 지니라는 가르침이다. 기준선을 조금 낮추보자. 인생에서 가장 큰 긴장 요소 가운데 하나는 우리 스스로 세운 과도한 기준에 끊임없이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때론 마음을 편안하게 갖고 이따금씩 그러한 기준들을 약간 씩 만이라도 완화시켜 볼 일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연구소는 시상대에 오른 은메달 선수와 동메달 선수의 표정을 분석하여 행복점수를 매기는 실험을 했다. 동메달 선수는 10점 만점에 7.1점을 받은 반면, 은메달 선수는 고작 4.8점을 받아 은메달은 동메달보다 상대적으로 덜 행복해 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가 뭘까? 그 까닭은 바로 은메달의 비교대상은 금메달인 반면, 동메달은 NO메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행복은 '감사함'에 있지 '비교'하는 곳에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비교하면 남는 법이다. 남과 비교하면 다 내 것이 작아 보인다. 비교해서 불행하지 말고 내게 있는 것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발이 없는 사람을 보기 전까지는 내게 신발이 없다는 사실을 슬퍼했다."는 페르시아 속담은 이 같은 사실을 예리하게 꼬집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감사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면역계를 강화하여 에너지를 높이고 치유를 촉진한다고 한다. 감사는 정서에 좋은 반응을 일으켜 혈압을 떨어뜨리고 소화 작용도 촉진한다. 우리가 매사에 기뻐하고 감사하면 우리 신체의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준다. 매일 감기약이 아니라 '감사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1분간 기뻐하고 웃고 감사하면 우리 신체에 24시간의 면역체가 생기고, 우리가 1분간 화를 내면 6시간 동안의 면역체계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감사는 곧 항암제요 해독제요 방부제다. 감사만큼 강력한 스트레스 정화제도 없고, 감사만큼 강력한 치유제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가는 그의 감사함의 깊이에 달려있다."는 존 밀러의 지적을 깊이 아로 새기자. 그리하여 덧없는 시간 속에 덧없는 인생들이 덧없는 생각을 하다가 덧없이 스러져 가지 않도록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또한 힘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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