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다섯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대전과 청주에도 자고나면 반려동물 용품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긴다. 또 애견호텔 미용실 등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반려동물은 단연 개와 고양이다. 모 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 조사한 한국인이 가장 많이 키우는 개는 말티즈(31.4%) 푸들(18.1%), 시추(10.6%) 순이었다. 개와 인간의 역사는 유구하다. 인간에 의해 길러진 가축 중 개가 가장 오래됐다. 개는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간과 가까이 지낸 동물이다.

일설에 의하면 1만~2만년전 석기를 쓰는 사람들이 이미 개를 사냥에 이용했다고 한다. 개는 일찍 인간과 친숙해졌고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준 동물이다. 오늘 날 반려동물은 애완의 의미를 넘어 가족으로 자리매김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면 우리나라 가구 중 반려동물 보유 비율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팻팸족'은 더욱 늘 전망이며 관련산업 또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2년 9000억 원에서 2015년 1조 9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6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관련산업이 팽창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들의 인식전환이다.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동물이 늘자 각 지자체는 보호소를 운영하는데 적잖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8만 마리 이상의 유기·유실동물이 발생한다. 지난해 지자체를 통해 구조된 유기·유실동물은 8만 9700마리로 2015년 보다 9.3%나 증가했다. 이중 개가 6만 6000마리로 전체의 71%를 차지한다. 같은 해 전국 지자체에서 유기 동물 구조와 동물보호센터 운영비로만 114억 8000만원이 들어갔다. 늙고 병들거나 또는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버려지는 유기동물은 줄지 않고 있다.

임정기 국장겸 서울본부장

휴가철이나 연말연시 연휴기간에 버려지는 유기견관련 뉴스는 이제 낯설지 않다. 이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우리 인간의 이중성을 반증한다. 동물학대와 맹견에 대한 관리소홀도 문제이다. 보신탕 문화속에 길고양를 나비탕 재료로 건강원에 판 엽기적인 사건도 있었고 얼마 전에는 모 한식당 대표가 이웃집 반려견에 물린 뒤 폐혈증으로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개에 물려 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무려 1천125명에 달한다. 반려동물 소유자의 안전관리 의무 확대와 유기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그런가 하면 전국적으로 동물장묘시설을 놓고 주민 갈등이 늘고 있다. 국회에서는 때맞춰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동물 장묘법'이 발의 됐다. 정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보호 및 관련산업의 육성책'을 발표하고 관련 예산을 올해 93억으로 대폭 늘렸다. 반려동물에 대한 정책의 변화다. 정유년 붉은 닭 띠의 해가 얼마남지 않았다. 2018년 무술년은 황금 개 띠의 해다. 내년 개 띠 해에는 반려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동반자로, 가족으로 대하는 보다 성숙한 국민인식 전환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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