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촌·대형목욕시설 인근 도로 점령
소방차 통행 제약에 계도만으로 한계
청주시, "내년 종합계획 수립 해결책 마련"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도로에서의 불법주차가 초기 화재 진화 실패의 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청주시내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원룸촌(수동로), 대형목욕시설(사뜸로), 대중숙박시설(새터로) 주변 도로 곳곳에서 소방차 진입은 물론 승용차 통행에도 어려울 정도로 불법 주차된 모습을 볼 수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29명의 사망자를 낸 노블휘트니스앤스파 화재가 발생한지 수 일이 지났지만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을 늦춰 화재피해를 키웠다고 지적되고 있는 불법주·정차 차량이 여전히 도심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청주시 상당구 수동로은 좁은 골목마다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인해 차량 통행조차 버거웠다. 이 곳은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의 숙박 등을 해결하는 원룸촌으로 알려져있다.

더욱이 이 인근의 원룸촌은 건물과 건물사이의 간격이 좁아 자칫 화재 발생시 순식간에 불이 옮겨 붙을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로 인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량이 통과하기엔 비좁았다.

청주대 학생 신모(24·여)씨는 "뉴스를 통해 제천에서 발생한 참사를 접하게 됐다"며 "시민들이 이번 참사를 접하면서 지금까지의 안전불감증을 깨우칠 수 있는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같은날 청주시 사천동의 한 대형목욕시설 인근 이면도로에도 빼곡히 주정차된 차량들 즐비했다. 이 차량들은 주차브레이크를 걸어 놓았는지 밀어봐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주민 김모(42·여)씨는 "무섭죠. 가까운 제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솔찍히 인근에 대형 목욕시설이 있어 불안하다"고 말하며 "사고가 발생한지 몇일 지나지 않았는데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주시내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원룸촌(수동로), 대형목욕시설(사뜸로), 대중숙박시설(새터로)등의 인근 이면도로에서 승용차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차량이 불법 주차 됐다.

그러나 이들 도로는 대부분 이면도로로 주·정차 단속구역이 아닌 이상 단속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면도로는 주택가의 골목길이나 상가 구역의 설치된 작은도로로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다.

이 도로는 길이 좁아 차량이 주차돼 있을 경우 화재발생시 출동한 소방차의 통행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이들을 단속한 구체적인 법안이 마련되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도 불법 주·정차 차량의 단속 문제 등을 해결할 종합계획을 수립중이다.

박성현 청주시 교통정책과 주차시설팀장은 "이면도로의 경우 주·정차단속구역이 아닐 경우 처벌기준이 명확히 없다"며 "현재로선 불법 주·정차시 차를 빼달라고 하는 방송 등 계도정도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전국적으로 자가차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구도심의 경우 별도의 주차시설이 없어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매우고 있다"며 "청주시에서도 마을주차장 조성 사업과 경찰, 소방과 함께 교통실무협의회를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의 노블휘트니스앤스파에서는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에 옮겨 붙었다. 그러나 인명구조를 위해 출동한 소방차량이 화재현장 인근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이동에 제약이 걸리는 등 난항을 겪었다. 이 화재로 29명이 사망했고 39명이 부상을 당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