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철학관·무속인 특수
기도·부적·저주 '양밥'까지 성행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철학관, 역술가, 무속인 등이 호황을 맞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의 생년월일을 적은 사주와 맞서야 하는 상대방의 사주까지 동원해 당선예측과 상대방 낙선을 위한 비법까지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 등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대결을 벌이는 예비후보자들일수록 자신의 운세 상승을 위한 기도나 부적 등을 주문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갖가지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실제 철학관이나 역술가, 무속인을 찾는 사람은 후보 본인보다는 가족이나 선거캠프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주의 한 역술인은 "청주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알음알음 알고 찾아와 사주와 사진 등을 보여주며 올해 운세와 당선 가능성을 묻고 치열한 지역일수록 경쟁을 해야 하는 상대방의 사주까지 동원해 운세를 봐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승리를 향해 사생결단해야 하는 선거전이므로 승리를 비법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 비법으로 일명 상대방의 기운을 꺾고 저주하는 '양밥'을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역술인도 "일부 예비후보자 가족이나 선거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당선에 대한 기대감과 낙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명 '당선 부적'이나 기도를 요구하고 신을 모시는 사람들이 제일 꺼리기도 하는 상대방에 대한 저주의식인 '양밥'을 요구해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은의 한 무속인은 "오는 6월 치러지는 전국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할 가족과 지인들이 찾아와 올해 운세와 당선 가능성을 상담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비법을 요구했지만 사주와 올해 운기만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렇게 전국 동시지방선거 특수가 몰리자 일부 용하다고 소문난 역술가나 철학관, 점집의 상담가격도 덩달아 올라 정치지망생인 경우 부르는 것이 값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예비후보자의 사주에 맞는 날짜를 받아 굿을 하기도 하고 천도제를 지내면서 제수비용이나 굿값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지망생들이 요구하는 자신의 운세 상승을 위한 기도와 부적의 경우 기초의원의 경우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부터 도의원이나 군수, 시장, 지사의 경우 많게는 몇 천만원에 이른다는 후문이다.

특히 상대방을 저주하는 '양밥'의 경우 이것을 실행하는 무속인의 체력소모와 많은 기도시간, 살아있는 동물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부담감, 그리고 저주의식에 대한 선입감과 심적 부담 등으로 실제 행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반짝 특수가 판치면서 일부 철학관이나 역술, 무속인 사무실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모시가 자신을 찾아와 당선 비법을 받아갔다는 식의 정보를 흘려 또다른 손님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장희 극동대 교수는 "이러한 행동은 예비후보자들의 불안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 아직도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이터에 의한 정치보다는 심적 불안감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감에 의한 현실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풍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이 경선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후보자로 낙점 받아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될 것"이라며 "당사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지만 효과에 대한 검증 방법은 없는 만큼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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