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2018년 무술년 황금개띠 해가 밝았다. 황금개띠는 12지의 띠를 나타내는 술(戌), 즉 개의 해이고, 60갑자의 5개에 해당하는 무(戊)의 색이 노란색을 나타낸다하여 황구(黃狗)를 좋은 의미로 칭하는 것이라 한다. 2018년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8자가 붙었다. 중국인들이 8자를 유달리 좋아하는 이유는 '돈을 번다', '재산을 모은다'라는 뜻을 가진 발(發, fa)'과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숫자 8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부유해질 것이라는 강한 믿음과 소망을 상징하는 듯하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 8자가 들어 있는 해는 위기의 시대였다. 1978년 제2차 오일쇼크를 시작으로 1988년 일본 거품경제 위기를 겪었고,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즈음 되면 2018년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지 불안해 지기까지 한다.

경제전문 연구기관들의 올해 경제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성장률은 전년보다 0.1% 낮은 3.4%정도로 예상하였고, 지속된 긴축통화 정책으로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였다. 국내 경제도 소비와 수출의 꾸준한 증가에도 투자가 큰 폭으로 둔화되어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0.4% 낮은 2.8%로 예상하였다. 고용시장도 '청년실업률' 역대 최악인 9.9%, 체감실업률 22.7%를 기록하여 올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유수 기업들의 CEO 신년사 키워드는 한결같이 '위기대응을 위한 변화'였다. SK그룹은 딥 체인지2.0을 핵심으로 뉴SK로 변화할 것을 강조하였고, LG전자도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을 선언하였다. 삼성전자 또한 초심으로 돌아가 변화와 도전을 강조하였다.

굴지의 기업들이 한결같이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산업생태계 변화에의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 변화를 처음 알려준 것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로, 2018 빅 트렌드 다섯 가지를 소개하였다. 첫 번째는 빠른 무선통신망인 5G무선통신기술이며,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 스마트시티의 모습을 선보였다. 두 번째는 사이버보안, 세 번째는 경험을 가치있는 상품으로 여기는 경험경제가 소비트렌드로 떠오를 것을 예상하였고, 네 번째는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일자리 변화, 마지막으로는 인터넷 및 디지털제품의 소비를 이끄는 Z세대의 소비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이 신기술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50년전 8자가 들어간 해에서 찾아보면 의미가 있다. 화학, 목재, 시멘트 위주의 산업에서 자동차, 전자분야의 신산업으로 발 빠르게 진출한 원년이 바로 1968년이다. 1968년 현대자동차가 설립되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산업을 이끌어 가는 회사가 되었고, 전자산업을 이끌고 있는 금성사(現 LG전자)도 같은 해 10월에 설립되었다. 다음해 1월에는 현재 전세계 반도체 1위의 삼성전자가 창립되었고, 철강 강국을 이끈 포항제철(주) (現 포스코)도 그해 4월에 창립되었다. 지금의 그들을 만든 것은 트렌드를 읽고 변화에 주목한 까닭이다.

1968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졸업'은 포크가수 사이먼앤 가펑클의 음악과 함께 미세스 로빈슨 부인과 벤자민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미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감명깊게 영감을 준 단어가 바로 '플라스틱'이었다고 한다. 방황하고 있는 주인공 벤자민에게 맥과이어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플라스틱'이라고 답했고, 현재 '플라스틱'은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필수 소재가 되어 버렸다. 변화와 위기는 항상 기회로 다가왔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1918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오장환 시인의 '고향앞에서' 싯구에 "간간이 잔나비 우는 산기슭에는 아직도 무덤 속에 조상이 잠자고 설레는 바람이 가랑잎을 휩쓸어 간다. 예 제로 떠도는 장꾼들이여! 상고(商賈)하며 오가는 길에 혹여나 보셨나이까. 전나무 우거진 마을 집집마다 누룩을 디디는 소리, 누룩이 뜨는 내음새..." 이 싯구처럼 우리나라, 우리지역, 우리 고향 장꾼들의 주머니엔 황금이 가득한 한 해이길, 그리하여 집집마다 풍요로운 내음새가 가득하길, 기업마다 가정마다 운이 대통하는 2018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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