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성희롱 발언까지 남발... 청주시 "직원보호 대책방안 강구"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전화할 때 욕설은 기본이고 직접 찾아와 사무실 집기를 파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청주 흥덕구의 한 주민센터에서는 악성 민원인 때문에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악성 민원인은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공직사회가 들끓고 있다.

'공권력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악성 민원인들이 '공무원 대상 부당한 횡포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악성 민원인은 수십 차례에 걸쳐 동 주민센터, 구청, 시청을 오가며 '민원 아닌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말이다.

주민센터에서는 "누구를 찾아왔는지 묻지 않았다"고 화를 내며 막말과 고성, 욕설을 일삼는다.

이에 따라 동 사무소 직원들은 이 민원인때문에 병원에서 심리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고질적인 악성 민원은 공무원의 인권을 짓밟고 시청 모든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린 만행"이라며 "사법당국은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청주시는 성희롱 발언, 폭력과 기물 파손, 위험물 소지, 자해 등 민원인과 담당공무원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때에는 ▶즉시 경고·녹화·신속제지에 이어 ▶상담 종료와 경찰 신고 등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하달했다.

또한 전화민원의 경우도 성희롱 발언의 경우 ▶즉시 경고·녹음에 이어 성희롱 발언이 계속될 경우 ▶상담 종료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화상담 도중 민원인이 폭언이나 욕설, 성희롱을 할 경우 먼저 중지해줄 것을 요청하고, 이어 '상담내용이 녹음됨'을 고지해 경각심을 준 뒤 '상담 불가'를 안내한 후 공무원이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이 지속될 경우에는 경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폭력에 노출된 뒤의 심리적 충격은 극심한 만큼 스스로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갖고 동료들도 피해 직원이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은 5일 "고질·집단 민원에 대한 직원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주간업무 보고에서 "최근 각 부서에서 고질 민원 등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심리치료 지원 등 직원에게 적절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민원응대 매뉴얼을 활용하고 고질 민원 등은 간부들이 나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원 해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공직자가 인내심을 갖고 소통과 공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며 "모든 직원이 민원 해결에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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