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12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서

나기성 도예가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에서 5번째 개인전을 선보인 나기성(38·나기자기(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도예공방 대표)가 3개월만에 6번째 개인전을 선보인다.

3개월만에 선보이는 나 도예가의 작품은 지난 작품보다 훨씬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터치를 선보인다.

나비의 우화를 모티브로 한 이미지를 도자기로 빚어 구워내는 작업을 해온 나 도예가.

그의 도예작품은 나비가 애벌레 단계에서 몸을 둘러싼 고치를 벗고 날개를 뽑아내는 극적인 변형의 순간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우화(羽化)의 과정에서 그는 나비의 몸체가 살고 있던 옛집을 벗어나 마치 싹처럼 날개가 돋아나는 이미지를 얻는다. 날개의 싹은 빛이 처음 얼굴을 내미는 순간처럼 영롱한 면모를 드러낸다. 나비의 날개는 번데기의 껍질 속에서 보낸 인고의 시간 동안 역학적으로 섬세하고 효율적인 구조의 망으로 뻗어나가는 줄기로 자라고 거기에 펼쳐진 막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무수한 비늘들이 자아내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빛깔과 선명하고 아름다운 무늬로서 준비된다.

나기성 作, 'butterfly3'

반면에 번데기로서의 고치를 이루는 하부의 몸체는 정적인 공간이지만 이러한 화려함을 키워낸 모태로서 궁글고 탄탄한 공간을 이룬다. 여기에 촘촘히 새겨진 겹겹의 주름은 인고의 세월을 견딘 희생의 흔적인 어머니의 주름과도 닮아있다. 그곳은 지금 막 우화해 솟아나는 날개를 마련하고 그것을 곧 저 탁 트인 우주로 쏘아 올 리는 정거장으로서의 매트릭스와 같은 모체의 공간이다. 이러한 날개를 키워낸 고치의 텅 빈 공간은 모태적 비워냄의 창조성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나 도예가 도자기의 우묵한 속을 이루는 모태공간으로서 항아리 몸체는 날개를 키운 공간으로서의 깊은 의미를 갖는다.

나 도예가는 "도예는 기본적으로 흙이 불의 날개와 만나 새로운 몸으로 변형되는 흙의 우화"라고 말한다.

그의 도자기에는 나비의 변이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가소성 높은 산백토와 거칠고 도 부드러운 청자토가 사용돼 이러한 우화에 맞는 변형의 힘이 구현된다. 변형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초월해 보이지 않는 잠재적 가능성으로서의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공주대 세라믹 디자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통합 청주시 미술협회 공예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6년 청주예총 신인예술상과 대한민국 현대 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나기성 作, 'butterfly'
나기성 作, 'butterfly2'
나기성 作, 'butterfly5'
나기성 作, 'butterfl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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