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05명 중 119명, 정신적 후유증 고통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4시께 화재가 발생한 제천시 하소동의 한 스포츠센터 진화 및 구조작업이 늦은 밤까지 이어고 있는 가운데 건물 내부 수색에 나섰던 소방대원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제천 화재참사 진화에 참여했던 소방공무원 2명 중 1명은 정신적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지난달 30일부터 2주에 걸쳐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지사에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 139명과 망자수습 지원에 나섰던 타서 소방관 66명 등 총 205명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심층상담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체 205명 중 제천 참사로 인해 불안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소방관은 치료필요 66명, 관리필요 53명 등 총 119명이다. 이는 전체 인원의 58%에 달하는 수치다.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전 지휘조사팀장은 직위해제 처분으로 1차 상담만 받았지만 2명 모두 불안 스트레스 및 일상생활 불편도에서 치료필요 진단을 받았다. PTSD는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하는 재난 등의 심각한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불안 장애다. 재난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당사자와 주변인들은 PTSD와 같은 형태로 후유증을 앓는다.

이번 상담은 외상후 스트레스 완화 및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 전문가와 소방관의 1대 1 개별면담 형태로 이뤄졌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일선 소방서의 경우 1년에 1번 정기적으로 설문과 상담 등을 통한 심리치료를 진행한다"며 "하지만 제천 화재참사 등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사고와 관련한 PTSD, 수면장애, 우울증 등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천 참사를 겪고 난 뒤 외상후 스트레스로 인해 소방관들이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며 "치료필요자와 관리필요자 등을 대상으로 병원 치료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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