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김병우 전현직 교육감의 출판기념회
이기용·김병우 전현직 교육감의 출판기념회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8.03.08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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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한인섭 편집국장
이기용 전 교육감(왼쪽)과 김병우 현 교육감(오른쪽) / 중부매일 DB

민선 6기 지방선거전이 본격화될 무렵이었던 2014년 1월 18일. 충북지사 선거전에 뛰어들었던 이기용 전 충북도교육감이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이기용의 길)는 요즘말로 '역대급' 이었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출입문에서 대강당에 이르는 길이 60~70 가량의 로비를 직행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로비까지 빼곡히 들어선 인파 탓에 참석자들은 'S字' 형태로 난 틈새로 진입을 해야 했다. 충북대 교정은 대규모 주차장이 됐다. 친박(親朴) 좌장이라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던 국회 서청원 의원은 축사를 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지사가 후보가 마땅하지 않았던 시점이라 현직 교육감의 도전은 정치적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직의 동원력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보는 게 더 정확했을 것 같다. 관가에서 교육감은 지사 후순위이지만, 영향력은 앞서는 측면도 많다.

청주를 비롯한 10개 지역교육지원청과 일선 유치원에서 초, 중, 고교에 이르기까지 '실핏줄'처럼 형성된 루트로 '교육행정'은 영향력을 미친다. 도교육청과 간부공무원들은 지역교육청과 일선학교까지 얼마든 컨트롤 할 수 있는 '리모컨'을 손에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판에는 유난히 '업자'들이 많이 꼬인다. 선풍기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가구, 식재료, 건설업자들까지 교육감과 '사업적 교감'을 가지려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지사는 시장·군수가 쥐락펴락하는 시군에 가려 영향력을 발휘하려 해도 격화소양(隔靴搔痒) 격이다.

행사 전후 교육계 안팎에서는 봉투에 넣을 금액이 회자됐다. 교장, 교감은 얼마, 과장, 계장은 얼마라는 식 이었다. 행사장에는 충북 최남단 영동에서 북부 단양까지 교직원들과 업자 수천여명이 찾았다. 행사가 끝나자 거둬들인 금액을 놓고 여러갈래의 추측이 나왔다. 10억원이 넘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5억원 아래 였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이랬던 그는 그해 3월 25일 지사 예비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지사 출마 선언 20일 만이었다. 공식 입장은 오래전 '대장암 수술'이 원인이라 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캠프에 관여했던 이들은 사무실 개소 직후 건물에 내걸었던 플래카드조차 옮길 비용조차 없었다는 소리도 했다. 돈의 행방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왔다. '실탄'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했던 캠프 참여자들은 황당했을 게다. 이 보다 '눈도장' 찍으려 몇푼 넣어 행사장을 찾았던 이른바 '교육가족'들은 뭐라 생각 했을까.

4년이 지났다. 이기용 전 교육감은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출판기념회 말이다. 이 전 교육감은 당시 일을 잊고 싶을 게다. 어찌보면 '좁쌀'만한 신세를 진 일이고, 세월이 지나지 않았냐고 말하고 싶을 게다. 틀리지 않은 얘기다. 그가 '자연인'에 머물러 있는다면 '한쪽 눈'은 감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가 충북교육감 선거판에 나서 '후견인' 역할을 도모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명분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일부후보는 그의 후광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과연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최소한의 정치적·도의적 해명이 없이 '잊어달라'할 일은 아니다. 3선 교육감을 지낸 경륜에다 한때 도백(道伯)을 도모했던 '공인' 다운 처신이 필요하다는 소리이다.

한인섭 편집국장

이 와중에 재선에 도전하는 김병우 교육감도 오는 11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한다. 현직이라고 못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여야 한다. 가령 '현직 공무원들은 참석 하지 말아 달라'는 정도의 '상도의(商道義)'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김 교육감은 초청장에 '출판기념회는 선거법상 공무원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고 한다. "다를 게 뭐냐"는 비아냥이 나올법 하다. 김 교육감은 무치(無恥·부끄러움이 없다)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아냥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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