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참석가능' 문구 사용 물의… 취소결단은 긍정반응
정무비서 절도사건도 터져… 야당 "진정어린 사과 필요"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재선 도전을 앞둔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시련의 봄'을 맞고 있다.

김 교육감은 11일 선거 출정식과 다름없는 출판기념회를 계획했다가 교육계에 부담을 준다는 비난 여론에 떠밀려 결국 취소했다. 또한 김 교육감은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정무비서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김 교육감은 공식 출마선언에 앞서 이날 자신의 에세이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 출판기념회를 마련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충북교육혁신의 자취와 지향을 담은 저의 책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 출판기념회에 사랑하는 벗님들을 초대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그는 초대장 하단에 "화환은 정중히 사양하고 고마운 마음만 받겠다"면서 "출판기념회는 선거법상 공무원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 측은 문의가 잇따라 이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교육계에서는 참석 여부와 책값 규모 등을 놓고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하소연이 쏟아졌다.

현직 프리미엄도 모자라 출판기념회까지 열어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비난도 나왔다.

교육감 예비후보인 황신모 전 청주대 총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교육감은 페이스북과 초청장을 통해 출판 기념회를 알리면서 '선거법상 공무원 등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는 문구를 덧붙여 공무원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그는 "본의가 어떠하든 자신의 인사권 내에 있는 교직원들에게 책을 구입하도록 해 선거자금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도로 보일 수도 있다"며 "현직 기득권을 가지고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하는 일체의 의혹을 받을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육감은 교육계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결국 출판기념회를 포기했다.

출판기념회를 주관한 도서출판 '고두미'는 행사를 이틀 남긴 지난 9일 김 교육감의 에세이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 출판기념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김 교육감이 '교육철학과 비전을 나누고자 순수한 뜻에서 출판기념회를 계획했는데 교육가족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취소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판기념회의 의도와 취지가 훼손된다는 판단하에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올바른 결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출판기념회 취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교육감 정무비서가 볼링장에서 '도둑질'을 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물의를 빚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8일 술에 취해 볼링장에서 타인의 패딩 점퍼에 들어있는 지갑을 훔친 혐의(절도)로 도교육청 별정직 6급 주무관 A(3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 정무비서인 A씨는 지난달 11일 오후 9시께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볼링장에서 일행과 함께 볼링을 친 뒤 옷걸이에 있던 B(24)씨의 점퍼를 자신의 옷으로 착각해 입고 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볼링장에 옷을 다시 가져다 놨지만, 지갑은 훔쳐간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옷에는 현금 10만 원과 체크카드 2장이 든 20만 원 상당의 지갑이 들어있었다. 충북도교육청은 절도 혐의를 받은 A씨를 직위 해제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김병우 교육감 당선 후 교육청에 입성, 정무비서로 근무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내 정치권에서 비난 성명이 잇따라 발표됐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김병우 교육감 측근인 정무비서가 절도 혐의로 형사 입건된 사건이 지역사회와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본인의 재선을 논하기 전에 정무비서의 절도 혐의 입건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바른미래당 충북도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교육감의 정무비서가 지갑을 훔친 혐의로 직위해제 됐는데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며 "충북교육가족과 163만 도민에게 충북교육의 수장으로서 진정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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