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한울 청주시 흥덕구 건설교통과

2월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동계올림픽 폐회식에는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불꽃으로 하늘을 수놓았다. 2018.02.25. / 뉴시스

전 세계인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되면서 5주간 운영인력으로서 활동하였던 나의 파견 생활도 종료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올림픽 기간은 가장 추운 겨울이었지만, 누구보다도 뜨거운 마음으로 축제의 중심 속에 함께 있던 기억으로 남았다. 공무원 임용이 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였지만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번 대회 운영인력은 5만5천여명으로, 축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맡은 책임을 다하였다. 청주시에서 함께 파견되었던 동료들은 수송교통부(TRA)국에 속하여 조직위가 제공하는 올림픽 통제구역(PCP)에서 교통 수요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도로에 서있어야만 하는 업무 특성상, 혹독한 추위에 떨기도 하고 밤에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다. 또 숙소에서 근무지인 용평 알파인 스키장까지 출퇴근만 3시간이 소요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장의 최전방에서 관람객 및 선수단을 맞이하는 첫 번째 운영인력으로, 올림픽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는 책임감 하나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 비록, 우리의 업무가 대단하거나 멋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업무 역시 누군가는 반드시 수행해야 하며, 그러한 노력이 모여 성공적인 대회운영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자부심은 나뿐만 아니라 화려한 조명 뒤에서 묵묵히 제 일을 수행하였던 5만5천여명의 운영인력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박한울 청주시 흥덕구 건설교통과

올림픽으로 들떠 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청주로 돌아와 사무실에 앉으니, 평창에서 깨달았던 배움이 다시 뇌리에 스쳤다. 개인의 노력이 모여 성공적인 시정 운영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맡은 일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평창올림픽은 나에게 있어 특별함 그 자체였다. 그곳의 기억들은 소중한 추억뿐 아니라, 앞으로 공직생활에서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으로 남았다. 훗날 누군가가 나에게 평창올림픽을 묻는다면, 나는 춥고도 뜨거웠던 올해의 겨울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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