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사 승예원씨

23년 음악교사 길을 접고 음악 치료사(뮤직 테라피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승예원씨(왼쪽)는 상담자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중부매일 임정기 기자] "음악치료는 음악치료전문가가 음악을 매개체로해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상태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체의 활동을 말합니다"

충북에서 23년 간 중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하다 1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음악치료'에 대해 처음 듣게 된 것이 인연이 돼 '음악치료사(뮤직 테라피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승예원씨(52)는 요즘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흔치 않은 직업이지만 승씨는 "요즘 여러 가지 사회적 병리 현상과 인간관계 등의 문제가 각종 범죄로 확대되는 사례들을 보며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 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심리상담, 음악치료, 미술치료, 놀이치료를 비롯해 어느 분야든 심리적 접근에 따라 '치료'라는 용어를 넣을 만큼 어찌 보면 우리사회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승씨는 "음악을 통한 심리치료를 해주는 '음악치료사'란 직업에 만족해 한다"며 "음악치료 임상은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자원봉사로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승예원씨가 세종특별자치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악기의 소리를 들려주며 강의를 하고있다.

특히 그는 교사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생활하다 보니 어떤 치료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음악치료는 일반화되지 않은 생소한 분야였고 지방에서는 더더구나 음악치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승씨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서울로 정기적으로 상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안돼 틈틈이 인터넷이나 관련 서적을 통해서 지식을 쌓아 갔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승씨는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으로 비교적 이른 나이인 48세에 명퇴를 하고 개인적으로도 죽을 만큼 힘든 일도 겪었다"며 "어쩌면 내가 살기 위한 본능적인 선택이 바로 음악치료 공부였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술회했다.

그는 "나 또한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그것(삶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이 곧 나에게도 치료였고, 내가 지금 행복하고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도와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걸어 온 배경을 말했다.

"주로 병원, 학교, 어린이집, 교육센터, 경찰서 등에서 환자, 정서행동이나 장애문제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이나 노인 등을 상대로 개인이나 집단 음악치료를 실시하고 있다"는 승씨는 "최근에는 음악과 인권감수성을 결합한 인권교육을 통해 큰 호응과 효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승예원씨가 한 병원에서 말기 환자들과 함께 노래를 주고 받고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승씨는 "음악치료사는 찾아 온 내담자와의 만남 속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직업"이라면서 "음악치료에서의 음악적 매개체가 감상만은 아니라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곡을 창조하는 행위 등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은조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먼저 발달하고 가장 늦게까지 기능하는 것이 청각"이라며 "태아에게 덕담이나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태교하거나, 임종하는 사람에게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음악치료에 있어서 모든 것이 내담자의 선호도, 성향과 능력, 상황, 목적에 맞게 계획이 실행된다"고 밝힌 승씨는 "문제가 있어 찾아 온 내담자가 일방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스스로 치유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치료 과정에 있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나 역동 등을 이용해 효과를 극대 시킬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매개체인 음악의 특성을 십분 이용하는 게 음악치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생의 마지막 남은 순간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음악치료·사회적 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독 음악치료에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세종특별자치시 중학교 교사 대상 음악치료 프로그램에서 즉흥연주를 마친 후 느낌을 나누고 있다.

승씨는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각종 중독은 신경 생리적, 심리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서 더 흔히 발생하는 일종의 질병"이라는 승씨는 "중독은 대상과의 접촉과 상호작용에 의해 얻어지는 쾌락과 고통의 완화 등을 통해서 강한 애착이 형성돼 갈수록 치료가 어렵고, 우울증과 반사회적 태도가 심화되면서 자신은 물론 가정을 파괴시키고 사회적 일탈과 범죄를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치료를 하면서 자신도 치유되고, 늘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으며 모든 교육활동에 음악치료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직업에 대한 매력을 설명했다.

승씨는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고 말을 들어주고 북돋우는 지금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을 갖고 앞으로 더욱 멋진 제2의 음악치료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승예원씨는

▶ 충북 청주 출생, 만 52세

▶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수석입학 및 졸업(음악학사)

▶ 순천향대 건강과학대학원 심리치료학과(음악치료 전공) 졸업(심리치료학석사) 음악심리상담사 1급 외 심리상담사, 가족상담사, 도형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전문가, 우쿨렐레 지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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