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시 연수동의 주민과 단체가 합심해 절망에 빠진 노숙자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연수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부랑인보호소로부터 "주민등록지가 연수동인 알콜중독자 A씨가 다리를 다쳐 거동도 못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사회복지 담당공무원이 출장해 확인한 결과 A씨는 주소만 연수동으로 돼 있을 뿐 실제 거주는 어느 다리 밑에서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개월 전 막일을 하다가 다리를 다쳤지만 치료비가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혼자 걸을 수도 없는 지경에 놓인 사정도 알게 됐다.

동 맞춤형복지팀는 즉시 시 복지정책과 희망지원팀과 협의해 의료비를 지원해 주기로 하고 A씨를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받게 했다.

치료를 받은 A씨는 지난 13일 퇴원했지만 갈 곳이 없어 다시 노숙자 생활을 해야 했다.

동은 A씨를 돕기 위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방법을 모색하던 중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김경호) 위원들이 함께 도움을 주기로 뜻을 모았다.

위원들은 우선 A씨가 거주할 방을 찾기 위해 각자 발로 뛰며 노력한 결과 문화동에 있는 원룸을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또 당장 생활에 필요한 가재도구를 마련하기 위해 충주클린센터와 협의, 냉장고 등 가재도구를 지원하고 위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김치 등 밑반찬을 가져와 A씨가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협의체는 A씨가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도록 A씨와 함께 주민센터를 찾아 신분증 재발급과 통장개설 등도 돕는 등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A씨는 "갈 곳이 없어 앞길이 막막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늑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는 술도 줄이고 몸이 완쾌되는 대로 일자리도 구해 나라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