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만 대규모 교직자 대상 연수·회의 8번 열려
김병우 교육감이 강조한 '수업·관계집중' 취지 무색

충북도교육청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신학기 교육활동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3월 출장·회의를 자제하겠다던 충북도교육청의 약속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시교육지원청 주관 하에 3월에 교장, 교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회의가 8번이나 열렸다. 이는 100명 이상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만 계산한 것으로 30명 이하의 소규모 회의 등을 합치면 더 늘어난다. 4월 첫째 주는 2일부터 5일까지 매일 교육·연수가 잡혔다.

충북도교육청은 새 학기 교육활동에 집중하도록 3월을 '수업과 관계집중의 달'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학교 구성원이 수업에 전념하도록 이 기간에는 과다한 행정업무와 회의·출장을 최대한 줄인다고 했다. 각 교육기관에서도 업무담당자 대상 회의·출장 및 각종 연수는 3월을 피해 2월과 4월 이후에 실시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우 교육감도 2월 월례조회에서 "업무를 추진할 때 수업과 관계집중이라는 취지를 살려달라"고 강조하며 "'수업과 관계집중의 달'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3월 즈음 공문발송을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학교현장을 행정이 아닌 교육에 집중시키겠다는 충북교육청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충북도교육청·청주시교육지원청 주관 3·4월 교육 일정

하지만 도내 일선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육·연수 등으로 인한 출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학교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연수는 흡연예방교육, 청렴연수, 학교장 연찬회, RCY학교장 간담회 등 4번이나 열렸다.

특히 학교장을 대상으로 한 청렴연수는 3월 본청 주관에 이어 4월에는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연이어 열렸다.

본청은 지난달 16일 고위직공무원 청렴특별교육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충북학생교육문화원에서 열었다. 이 교육에는 도내 초·중·고 교장 등 560여 명이 참석했다. 도내 한 교육지원청은 지난 4일 학교장 회의를 열어 개회식 30분을 제외하고 청렴연수만 2시간 동안 진행했다.

또 같은 날 교장과 교감이 오전·오후로 나눠 연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일 교감과 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관련 연수를 오후 1시 30분부터 실시했다. 같은 날 청주시교육지원청은 교(원)장으로 대상으로 감정코칭 역량강화 연수를 오전 9시30분부터 12시까지 진행했다.

교사들도 지난달 미센먼지 연수, 초중고 정보공시 담당자 회의, 교육과정 연수 등 잦은 출장에 시달렸다.

도내 중학교 한 교장은 "매년 신학기만 되면 공문·출장 등을 줄여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한 달도 안 돼 2번씩이나 진행해야 할 정도 청렴교육이 시급을 다투는 일인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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