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놀라운 능력, 그 여섯번째는 기술(technology)이다.
 인간이 나날이 발전해 가는 과학문명의 발달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 같아도 실상 이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아직까지는 전부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집안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는 그 흔한 파리보다 더 기술 좋은 비행기를 만들지는 못했다.
 파리가 나는 것을 자세히 보면 제자리에서 수직으로 이륙하는 것을 비롯하여 선회, 회전, U턴, 8자형 비행, 상승·하강 등 온갖 현란한 비행기술이 동원된다.
 또한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인간의 비행기처럼 활주로를 필요도 하지 않고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 놀랍고 힘겨운 비행을 파리는 기공 호흡과 가슴근육에 직접 연결된 날개로 해내고 있다.
 잠자리는 뛰어나다고 보는 파리보다 더 월등한 비행기술을 가지고 있다.
 두 쌍의 날개를 펄럭이며 곤충 가운데에선 가장 빠르고 멀리 날아다니는데 1시간에 25Km이상을 갈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96Km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속도이다.
 더군다나 이런 속력으로 날다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능력은 인간의 항공역학으로는 그 수수께끼가 아직까지도 설명이 되질 않고 있다.
 새 중에서 가장 작다고 하는 벌새는 어떠한 곡예비행도 가능할 뿐 아니라 공중의 한 곳에 그대로 머문 상태에서도 꿀을 빨 수 있다. 이때 벌새는 날개를 마치 배의 노처럼 펄럭이는데, 날개가 연결된 어깨 근육을 180도 어느 방향으로도 회전시킬 수 있다.
 또한 1초에 50-70회 날개 짓을 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운동을 비밀의 신진대사법과 체온냉각 기법으로 소화해 낸다고 한다.
 계산을 해보면 벌새처럼 운동하는 사람이 체온을 100℃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시간에 적어도 45Kg의 땀을 흘려야 한다고 한다.
 도마뱀은 땅위에서 기어다니지만 재빠르기가 대단하다.
 그 중 「바실리스크」라는 도마뱀은 물위를 재빠르게 기어다닌다면 얼핏 코웃음을 칠지 몰라도 사실이다.
 이 도마뱀은 양 뒷다리만을 가지고 물을 튀기며 달려나간다.
 이것은 5개의 발가락과 물갈퀴가 달린 발을 1초에 무려 20회나 휘저어 발 주변에 공기주머니를 만들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꿀벌의 집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정육각형 구조를 하고 있다.
 이 벌집의 구조는 최초의 건축자재로 최대의 공간을 얻는 경제적인 구조일 뿐 아니라 역학적으로도 튼튼한 구조라는 게 입증이 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꿀벌이 2%의 오차만으로 0.073mm의 집을 지으며, 모든 꿀벌 집은 수평면에 대해 13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식물의 경우에도 자세히 보면 이처럼 놀라운 기술을 가지고 있다.
 고사리의 여러 줄기로 뻗은 잎들은 서로 중복을 피하면서 최대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는 견고성, 경제성, 건축미에서 인간이 만든 어떤 건축기술보다도 뛰어나다.
 이러한 숨어있는 생명체의 기술(technology)을 찾아내어 인간이 보다 살기 편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 바이오테크의 뛰어난 발전상이 더 절실해지는게 요즘이다.
 / 한 범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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