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이란 소설가는 자신의 지난 세월을 담은 고뇌의 기록을 ‘세월’이란 세권짜리 소설로 출간했다.
 그는 책 후기에 ‘네 고통이 가장 큰 양 엄살 하지마’ 라는 말을 언급하며 자신의 고뇌의 기록이 잘못하면 사람들 한테 “나는 이만큼 힘들었다”라는 뜻으로 비출까를 염려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내가 살아온 날들을 책으로 묶으면 열권 스무권은 될거다 라고 하는 어른들게 드리고 싶다”고 했다.
 삶은 고통과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이다.
 지금은 풀리지 않아도 세월이 지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이 땅엔 많다. 어찌 늘 내일을 기다려야하는 사람만 많겠는가.
 행복에 찬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를 꿈꾸며 오늘 밤을 고하고 희망에 찬 아침햇살을 맞는다.
 지난번 뉴스는 아주 운 좋은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사법고시에 거듭 실패하는 것을 비관해 두 차례나 아파트 13층에서 투신한 20대가 목숨을 건졌는데 그는 13층에서 투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밑에 있던 나무들이 충격 완충장치가 되면서 별다른 부상도 없이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알려주던 사람은 “신은 가끔씩 어느 한사람만을 편! 애한다”고 해서 잠깐 쓴 웃음을 지은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 7월,14층 복도 계단으로 세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내던지며 투신한 어느 불행한 아이들과 젊은 부인에게 신이 이런 행운을 안겨 주었으면 어떠했을까.
 그들에게 신의 편애가 있었다면 그들의 삶은 변했을 것이다.
 그들의 뉴스는 아마도 온 세상을 들썩거리게하고 그런 불행한 아이들이 있었던가, 부산한 모금운동이 전개되고 독지가가 나서고 하지 않았을까굞 그 효력으로 그 가족은 가슴을 짓누르던 빚을 모두 갚고 귀여운 애들은 예전처럼 엄마품에서 재롱을 떨거나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그런 은혜를 베풀지 않았다.
 그 사건의 보도로 인해 고층 아파트에만 오르면 그 뉴스가 생각나고 까마득한 높이의 아파트 밑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돌리는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지난번의 태풍으로 인한 황폐함이 텔레비전 화면을 가득 채운다.
 황당하게 벌어진 그들의 나쁜 운명에 하늘을 원망한다.
 게다가 경제는 하행곡선을 긋고 모두들 IMF때 보다 살기 힘들다고들 아우성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월은, 늦을지라도 그 상처를 아물게 한다는 것이다.
 7년이란 고통의 세월속에 김형경은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키는 법을 배운다.
 투신한 가족도 좀더 세월을 견뎌야 하지 않았을까.
 세월이 가면 젖은 일상은 보송보송 마르고 질척이던 삶은 제 궤도를 달릴 것이다. 지금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주고싶은 위로의 말은 이것뿐이다.
 세월이 지나기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한다.
 / 괴산강천보건진료소 류 재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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