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서 1월 사건과 동일범 가능성

출근시간대에 대전의 아파트단지에서 거액의 현금을 실은 차량이 통채로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차량은 다시 발견됐으나 현금 7억여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목격자를 찾는 한편 지난 1월 역시 대전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도난사건과 동일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 발생
 26일 오전 8시22분께 대전시 중구 태평동 버드내아파트 1단지 116동앞 H은행 현금자동지급기 부스 인근에서 현금 7억500만원을 실은 채 세워져 있던 한국금융안전(KFS) 소속 현금수송차량인 서울 85머 3090호 감청색 그레이스 승합차가 도난당했다.
 KFS 직원 김모(26)씨는 “부스 건너편 길가에 차를 세우고 현금자동지급기 2대에 2천만원씩을 채워넣은 뒤 밖을 내다보니 차가 사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와 윤모(27), 주모(28)씨 등 직원 3명은 오전 8시께 현금 8억7천500만원을 큰 가방 2개와 작은 가방 5개에 나눠 담아 싣고 대전영업소를 출발, 중구 태평동 동양아파트내 현금자동지급기에 4천만원을 채운 뒤 버드내아파트로 이동했으며 1억3천만원이 들어있는 돈가방을 갖고 내려 차에는 7억500만원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부스에서 작업을 하느라 차를 비웠고 현금수송차의 도난방지용 경보장치와 연결된 자동잠금 리모컨이 고장나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수송차량 발견
 도난당한 차량은 사건 발생 1시간만인 오전 9시26분께 현장에서 500여m 떨어진 중구 유천동 대웅장여관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차량내 금고문이 열린 채 현금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금고는 2개의 자물쇠 가운데 1개만이 잠겨 있었고 그나마도 금고 본체와 자물쇠 연결 부위가 느슨해 손으로 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범인들도 금고를 전혀 파손하지 않은 채 금고 문을 열고 돈가방을 가져갔다.
 경찰은 발견된 차량에 대한 정밀 감식작업을 벌였으나 아무런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수사
 경찰은 KFS 직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버드내아파트와 대웅장여관 인근에서 목격자를 찾고 있다.
 경찰은 또 예상도주로에서 검문검색을 펼치고 인근 고속도로와 국.지방도상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과속차량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사건현장 등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들의 명단도 발췌, 사건 발생 당시 행적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지난 1월22일 중구 은행동에서 현금 4억7천만원을 실은 KFS 현금수송차량을 통째로 도난당한 사건과 범행 수법이 흡사한 점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범인들이 차량열쇠를 복제해 지니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대전지역 열쇠점과 카센터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내부 공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전.현직 KFS 직원들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
 ▣의문점
 3명이나 되는 KFS 직원들이 모두 차량을 비운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사건 당시엔 2인1조로 근무하며 혼자 현금지급기에 채울 돈을 운반하다 강탈당할 우려가 있어 2명이 모두 움직였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고장난 자동잠금 리모컨을 고치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열쇠로 열고 잠글 수 있으니 굳이 리모컨을 고칠 필요까지 없다는 간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범행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시간대에 개방된 장소에서 단시간에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내부자가 공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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