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는 글자 그대로 얼굴에 종이를 바른다는 뜻으로 한자에서 왔다. ‘진흙 도(塗)’, ‘얼굴 모(貌)’, ‘종이 지(紙))’ 자를 쓰고 있다. 형벌과정은 이렇다. 죄인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놓고 물을 묻힌 종이를 얼굴에 몇겹이고 착착 발라 놓는다. 그러면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말도 못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종이에 물기가 말라감에 따라 죄인은 숨조차 쉬지 못하면서 서서히 죽어가게 된다.
‘도무지’는 이런 끔찍한 형벌 도모지가 변한 말이다. 바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뜻이다. 이것 외에도 우리말 중에는 형벌과 관련된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육시랄’과 ‘오살’이다. 육시살은 죄인을 사형시키고 나서 다시 여섯번을 더 죽인다는 뜻이다. ‘오살(五殺)’은 큰 죄를 지은 사람을 다섯 토막내 죽이는 끔찍한 형벌이다. 이들은 모두 심하게 나무라거나 욕할 때 쓰는 상스러운 비속어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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