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축구전문지 ‘월드사커 10월호’에서 세계에서 가장 멋진 10대 축구장으로 선정된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우리의 건축기술을 세계에 떨친 대표적인 체육시설이다. 또 바닷가에 날아갈듯 둥지를 튼 서귀포월드컵경기장도 축구장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같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못지않은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축구장의 공사과정에서 반드시 지킨것이 있다.바로 축구전문가의 의견이 꼼꼼히 정리된 FIFA의 경기장건설관련 자문서가 그것이다.
 자문서에는 관람석수나 지붕, 스탠드, 주경기장규모, 조명, 전광판뿐만 아니라 잔디그라운드의 규모나 심지어 잔디의 재질까지 수록돼 있다고 한다.
 어디 축구장뿐인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저명한 예술인들의 의견이 소중하게 참조되고 루브르박물관도 고고학자를 비롯한 각계의 전문가들이 시공과정에서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청주시는 내년 제 85회충북체전을 맞아 주경기장인 청주종합운동장을 비롯 일부 경기장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고 있다.
 하지만 청주시가 개보수를 하면서 관련 경기단체나 체육계의 자문을 구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을뿐 아니라 오히려 자문자체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기록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트랙의 시공방식에 관한 질문에선 누구에게 배운것인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을 할만큼 독불장군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우레탄, 엠보싱, 몬도등 세가지로 나뉘는 시공방식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엠보싱트랙이 경기력향상에 가장 좋다’고 대답했으나 이는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한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취재거부’를 선언해 버린 것이다.
 이와관련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육상인들은 대부분 “다같이 공인에 문제는 없으나 기록경신엔 몬도가 더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어느 방식이 더 낫느냐는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다. 다같이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공신력있는 전문가들의 자문이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14년만에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정말 제대로 치루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경직되고 독선적인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내가 알아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마인드로는 체전은 절대 성공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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