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호 군수가 증평군 초대 군수로 취임하던 날, 주민ㆍ사회단체 등 각계에서 ‘아낌없는 기대’와 ‘애정어린 충고’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었다.
 유 군수가 이끄는 증평군은 선거로 인한 지역분열 해소, 자치단체 기틀 마련, 지역경제 활성화 등 어느 때보다 많은 과제를 안고 출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군수선거를 앞두고 지역정가는 인물론과 자질론 시비에 휘말린데다 증평시민회는 외부인사 영입론을 제기하고 나섰고, 한 주민은 “돼지를 출마시키겠다”는 푸념된 소리 등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유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표를 더 많이 준 이유를 곰곰이 새겨야 한다. 잔여 임기인 2년8개월여 동안 군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야 할 수장으로서는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최근 전체 투표자 수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유권자들이 상대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던 표심을 들어 대표성 시비를 운운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이를 극복하려면 이번 선거로 인한 분열된 민심을 추스르고 통합한 뒤, 지역발전의 밑거름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게 급선무다.
 또한 그동안 행정미아로 떠돌던 3만여 증평주민들의 짓밟힌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유 군수에게 부여한 권한으로 차선을 위한 인기행정에 치우치지 말고, 군수 본연의 임무인 행정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지역 주민들과 실의에 빠져있는 실업자들을 생각하면 당선의 영광을 만끽할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최고 지도자의 개성이 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공한 지도자의 개성은 군민에게 감동을 주지만 실패하면 그 반대다.
 유 군수의 두 어깨에 걸려있는 과업의 엄청난 무게를 생각하면 솔직히 축하의 심정보다는 측은함이 앞선다는 증평시민회 관계자의 말을 되짚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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