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괴산군이 세계 최대의 “괴산군민의 솥” 만들어 각종 축제때 밥을 지어, 군민과 관광객들 모두 한솥밥을 먹는 식구, 즉, 한가족임을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괴산군민의 솥”은 괴산군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관광도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하고, 주민 화합과 단결을 유도하는 기발한 착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괴산지역에서는 스스로의 자존심을 꺾는 말이 외지인은 물론 아이러니컬하게 주민들 사이에서마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인정이 많으면서도 폐쇄적인 고장”이라며 지리적인 설명을 곁들이면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증평지역 주민들과 일부 괴산출신 인사의 얘기는 공교롭게도 이와 궤를 같이 하고 있어 곰곰이 생각해 봄직하다.
 “괴산에 주소를 이전, 거주한지 15년이 흘렀고 자녀들도 모두 괴산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나는 괴산사람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괴산읍에 사는 김모씨(45)의 안타까운 하소연이다.
 괴산에서 유치원만 나와도 내 사람이고 우리 사람이지만 이곳에서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수십년을 살아도 마냥 ‘외지인’으로 남아있는 게 괴산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괴산에 투자를 하고 이곳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있을지 냉철하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외지출신의 한 기업가는 행정기관의 비협조로 괴산에서 기업을 하게 된 것을 무척이나 후회한다고 했고, 그 이유가 괴산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괴산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들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가 절실한 괴산군의 입장에서 무슨 기업인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겠는가.
 이제 괴산군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하루빨리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껍질을 깨는’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괴산은 지금 열악한 교통여건과 교육여건을 개선하면서 기업과 대학유치에 총력을 쏟아내며 군민 아이디어를 결집해 인구유입과 관광활성화에 다같이 지혜와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괴산이 외지인을 감싸지 않고,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틀에 얽매여 있다면 “괴산군민의 솥”은 한낱 무쇠에 지나지 않은 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이 괴산이 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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