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건강은 중요하다. 어떤 철학자는 남자를 버스에, 그리고 여자는 이를 운전하는 기사로 비유한 적이 있다. 이는 기사가 승객은 물론 버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관련 한방에서는 아내의 건강을 위해 산전, 산후 보약을 상용할 것으로 권유하고 있다. 또 임신 중에는 ‘사물탕’(四物湯)이나 ‘팔진탕’(八珍湯)을, 그리고 만삭이 되면 ‘달생산’(達生散)이라는 약을 복용토록 권유하고 있다.
 이밖에 이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 민간요법으로 호박을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예로부터 산후 호박에 꿀이나 만삼(蔓蔘)을 적당히 넣어 복용할 경우 부종이나 지질통(肢節痛)에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필자가 약방에 있노라면 ‘잔대’를 찾는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 “무엇에 쓸려고 그러십니까”를 물으면 상당수 사람이 “산모 산후 조리용”이라고 답하고 있다.
 출산후 발생하는 부종이나 지절통에 호박이 좋은 것은 맞다. 그러나 호박과 진대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잔대와 만삼의 한의학적 성질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제니’ 또는 ‘게루기’로도 불리는 잔대는 도라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고 있다.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가래를 식히고 기침과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또 해독 기능이 있어 약물중독, 식중독, 뱀 및 각종 해충에 물린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같은 도라지과에 속하는 만삼은 북부지방 또는 해발 600~1천m 고산에 자생하고 있다. 그 맛은 달으나 성질은 차지도 덥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강장, 저항성이 있어 백혈구, 적혈구, 혈 색소량을 널리는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상의 설명을 보면 왜 선인들이 산모에게 호박과 만삼 그리고 꿀을 섞어 복용시켰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산모에게 진대는 아니다. 출산후 진대를 복용하면 오용하는 것이 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산모에게 호박과 진대를 함께 복용하게 했는데도 큰 탈이 없던데요”
 그러나 이 경우는 더운 기운이 호박이 찬 기운의 진대를 압도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진대가 산모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은 없다.
 참고로 한의학의 발상지인 중국에서는 ‘만삼’을 ‘당삼’(黨蔘)으로 칭해, 우리나라 인삼과 비견되는 것으로 꼽아 왔다. 그리고 그 효능을 ‘보중익기’(補中益氣), ‘생진양혈’(生津養血)이라고 적고 있다. / 동의사상체질 연구원장 이 중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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