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 "정치 생명 연장 추잡" 비난
오 "중앙당, 입당 전적으로 환영" 반박

4선 더불어민주당 오제세(71) 국회의원이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남궁형진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전 국회의원이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남궁형진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16년간 몸담은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오제세 전 국회의원을 향한 지역 정치계 시선이 곱지 않다.

여야 모두 '철새 정치인'으로 비유하며 당사자의 결단을 곡해한다.

지난 6일 충북도당에 제출한 탈당계가 바로 처리되면서 오 전 의원은 같은 날 민주당 당원 신분에서 벗어났다.

오 전 의원은 "개혁과 혁신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려는 당에 힘을 보태기로 마음을 먹었다"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공식적인 탈당 사유는 친문 세력에 잠식당한 민주당이 서민과 청년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무능·무책임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적 결단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민주당 내에서는 오 전 의원을 향해 '배신' '철새 정치인'으로 비하하며 '추잡함'이라고까지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당내 한 인사는 "이미 정치적 생명이 끝난 사람이 자신의 욕심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연연하려는 모습"이라며 "현역 시절 지역구 발전에도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해 어느 당에 가더라도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 전 의원이 입당하려는 국힘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는 나오질 않는다.

국힘 소속 지방의원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당에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해 외면받은 인사의 생명연장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고 비꼰다.

한 기초의원은 "국민의힘이 입당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가능한 무능한 여권 정치인들이 모이는 '재활용당'이냐"며 "입당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국힘 내부에선 오 전 의원의 '아군' 전향을 반길 만도 하지만 지역 기득권에서는 불편한 반응이 역력하다.

오 전 의원은 "지난 도지사 경선에서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내년 충북지사 선거를 비롯해 혹시 모를 청주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대비해 나름대로 조직과 전략을 구상했는데 오 전 의원이 여기에 숟가락을 얹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 전 의원은 국힘에서 본인의 입당을 전적으로 반기고 있다며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오 전 의원은 9일 중부매일과의 통화해서 "중앙당 인사들과 입당 관련해 사전에 얘기가 오갔다"며 "중앙당에서 입당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그 일정에 맞춰 이번 주 중 입당원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국힘 입당이 실현될지 오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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