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주민 대피·수백명 밤샘 진화… 인근 현장방문 '뒷전' 도마위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30일 밤 충주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갖고 있다. /독자제공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저녁 충주에서 열린 비공식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 독자제공 

 '친일파' 발언으로 곤혹을 치른 김영환 충북지사가 이번에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제천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지역주민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가 인근 충주에서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충북도립교향악단 시군 순회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충주를 찾았다.

공식적인 일행은 운전하시는 분과 수행비서, 지사 등 총 3명이다.

충주문화회관에서 열린 이 연주회는 오후 7시 30분~9시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문제는 연주회가 끝난 후 김 지사가 충주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이 시간은 제천에서 산불이 확산돼 주민들은 물론 공직자들 모두가 비상상태로 돌입, 산불진화를 펼치고 있는 상태였다.

제천시 봉황산 산불진화에 투입대원들이 잔불제거 중 도시락을 먹고 있는 장면. /정봉길 
제천시 봉황산 산불진화에 투입대원들이 잔불제거 중 도시락을 먹고 있는 장면. /정봉길 

특히 산불이 난 인근지역 주민들은 불길이 확산될까 잠도 이루지 못한 채 뜬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다.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조직운영, 일부현장 지휘권은 아직 도지사에 부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 소방의 책임자는 김영환 도지사라 할 수 있다.

충북도민 모두가 생사를 걸고 산불 제거에 구슬땀을 흘린 점을 감안할 때 김 지사의 처사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제천시 봉황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대원이 불을 끄기 위해 야간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봉길
지난 30일 제천시 봉황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대원이 불을 끄기 위해 야간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산림청 

일부주민들은 "단체장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라며 비난하고 있다.

한 시민은 "충주와 제천의 거리는 불과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술자리가 공식적인 업무도 아닌데 어떻게 소방을 책임지는 최고지도자가 대형산불이 발생했는데 와 보지도 않고 술자리를 벌일 수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윤홍창 대변인은 "저녁식사 자리에는 지사님이 충주지역 청년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날 밤 10시 이전에 지사님과 통화를 했다. 당시 술은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연주회가 시작되는 오후 7시에는 소방 본부에서 산불이 완전하게 진됐다고 문자가 왔다. 그리고 몇십분 후 85% 진화라고 또다시 문자가 왔다"면서 "해서 큰 불이 아니라 생각했다. 큰 불이 났으면 이동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과 함께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제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친일 발언에 대한 반성과 사과없는 김영환 지사의 제천시 방문을 결단코 용인할 수 없다"며 제천방문 저지 집회를 신청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0일 오후 1시 10분께 제천시 봉황산에서 시작된 불은 20여 시간만에 진화됐다. 

산불이 발생하자 22명의 주민들이 대피를 했다. 특히 산불진화요원 및 군인, 공무원 등 수백명이 동원돼 밤샘 진화작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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