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고구려비 인접… 신라고분만 40~50개 '걸림돌'
경제자유구역 무산 대체산단 조성… 유물 추가 출토시 개발 지연
단지 면적 36% 문화재 표본조사 대상·시굴 지역은 64% 해당
전문가 "산업시설 부지 적합하지 않다" 의견 제기 불구 묵살

편집자

충주시가 충주경제자유구역 추진이 무산된 이후 대체 산업단지로 드림파크산업단지 조성에 나섰으나 무리한 추진으로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PF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충주시가 출자한 드림파크산업단지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중부매일은 드림파크산업단지 조성 추진과정과 문제점을 취재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 충주시의 산업단지 추진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기로 한다.

 

충주 드림파크산업단지 조감도.
충주 드림파크산업단지 조감도.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드림파크산업단지는 지난 2018년부터 2027년까지를 사업기간으로 충주시 중앙탑면 용전리와 하구암리 일원에 2천875억 원을 들여 169만8천492㎡(산업시설 106만3천603㎡)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은 충주시가 24%를 출자하고 현대산업개발이 27%, 대흥건설이 23%, 교보증권이 18%, 태성이 6%, 현대아산이 2%의 지분으로 출자해 SPC인 충주드림파크개발㈜를 구성,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충북도가 산업단지계획을 승인고시한 이곳은 충주시가 지분에 대한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통해 SPC 명의로 770억 원을 PF대출 받아 2022년 7월부터 보상에 들어갔으며 현재 60% 정도 보상이 완료된 상태다.

당초 올해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금융권으로부터 SPC에 대한 PF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토지보상과 단지조성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충주드림파크산업단지 위치도
충주드림파크산업단지 위치도

드림파크산업단지는 충주시가 중앙탑면 일원에 충주경제자유구역(충주에코폴리스)를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45억 원의 혈세만 낭비하고 무산된 이후 경제자유구역에 참여했던 현대산업개발 등이 인근에 대체 산업단지로 추진하게 됐다.

당초 올 연말까지 사업기간을 계획했지만 계속 지연돼 2027년 말까지 3년 정도 늦춰졌으며 추가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충주시가 단독으로 지분에 대한 대출채권 매입 확약을 통해 교보증권으로부터 SPC 명의로 770억 원을 PF대출받도록 해 토지보상에 나섰다.

하지만 시의 대출채권 매입확약에 대한 적정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해당지역은 상당히 많은 유물이 분포된 곳으로, 현재 노출돼 있는 신라고분만 40∼50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단지조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문화재 전문가 A씨는 "드림산단은 불과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충주고구려비가 위치해 있고 인근 황새머리에서도 백제고분이 발견됐기 때문에 백제고분이나 고구려고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전국 고고학자들이 이 지역 발굴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해당 지역에서 중요한 유물이 출토될 경우, 비용도 비용이지만 발굴기간도 기약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림파크산업단지 면적 중 표본조사 대상지역이 36%나 되고 시굴대상지역이 64%나 돼 문화재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부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감안, 이미 산단 추진 전부터 해당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적합치 않다는 의견을 제기했지만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드림파크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
충주드림파크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

충주드림파크개발㈜는 문화재 표본조사와 시굴을 위해 3개 업체와 11억 원에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계약금조차 지불하지 않은 상태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발굴을 위해서는 이보다 10배 이상의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드림산업단지의 분양가는 당초 탁상감정을 통해 90만 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물가 상승이나 금융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현재는 120만 원 정도로 책정됐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이자비용이 사업추진 초기에 비해 워낙 크게 늘어나 120만 원에 분양해도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있다.

결국 드림파크산업단지는 사업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검토없이 무리하게 추진해 사면초가에 놓이는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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