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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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한 음악회를 갔다. 이번 음악회는 W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립 10년 기념행사로'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콘서트 오페라였다. 롯데콘서트홀은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공연장으로 음향설계를 하여 명품 콘서트홀로 탁월한 음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하여 가보고 싶었다. 좋은 공연장에서 김남윤 지휘자와 40여명의 단원들 연주로 유명한 오페라를 듣고 보고 아름다운 밤을 보냈는데, 콘서트 오페라는 명장면만 골라서 라 보엠 1시간, 사랑의 묘약 1시간으로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1부 푸치니의'라 보엠'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1막에서 4막까지 각각의 특징을 품고 출연진들의 개성이 잘 다듬어져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손이 시리도록 추운 다락방에서 월세를 내지 못해 떨어야 하는 젊은이들 가운데 시인 로돌포는 잠시 추위를 면하고자 연극대본을 난로에 넣어 불을 지핀다. 차가운 밤 크리스마스이브의 달빛은 아름답기만 하다.

라 보엠은 예술을 사랑하고 이상을 동경하는 네 명의 친구들이 프랑스 파리 카르티에라탱의 어느 다락방에 함께 기거하고 있다. 그때 다락방의 다른 쪽에 사는 미미가 촛불이 꺼져 불을 빌리려 왔다. 어두운 방에서 미미가 자기 방 열쇠를 떨어뜨린다. 열쇠를 찾던 두 사람은 무심코 손을 잡는다. 이렇게'그대의 찬손'은 미미를 동정하는 로돌포의 마음을 표현한 아리아다.

2부 도니제티의'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에 젊고 애교스러운 아가씨로 농장주의 딸 아디나가 있다. 그녀는 두 젊은이로부터 동시에 청혼을 받았는데, 농부 네모리노와 하사관 벨코레였다. 벨코레와 아디나가 결혼을 하기로 하여 절망에 빠진 네모리노는 마을에 나타난 사이비 약장수 둘카마라로 부터 누구와도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준다는'사랑의 묘약'이졸데를 사서 마셨다. 그런데 병에 담긴 그것이 술인 줄도 모르고 혼자 기뻐하면서 단숨에 마셔버린다.

그러나 아디나는 네모리노를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불안감에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네모리노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테너의 목소리로 부른다. 그리고 그 눈물이야 말로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증거라며 기뻐한다. 이 오페라가 성공한 것은 배우들의 노력과 땀이 관객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음악가의 삶이란 철저한 고독 속에서도 한없이 따스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래서 음악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털어 내고 영혼을 아름답게 해주는가 보다. 이번 2가지 콘서트 오페라를 감상하며 음악처럼 인간의 마음을 뒤흔드는 예술이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가슴을 울리는 아리아들이 우리의 내면 깊숙이 침투하여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다.

한 편의 오페라 아리아를 위해 40여명의 연주자와 성악가들이 합심하여 노력해야 하는 시간은 실로 엄청나다. 그동안 라 보엠과 사랑의 묘약의 중요 아리아는 각종 음악회를 통하여 몇 번 들었는데, 오페라는 감정을 강화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역할을 했다. 그 덕분에 삶의 풍요로움과 마음의 평안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우리 모두 여유를 갖고 가끔씩 음악회나 영화, 연극, 미술관 그리고 박물관으로 나들이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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