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태안군의 대표 축제인 태안 튤립축제가 장소를 옮겨 안면도에서 17일 개막. 5월13일까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모습 / 태안군 제공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중부매일 DB

얼마전 이른 아침,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 구름마저도 한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기만 하였다. 마치 하늘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보고 또 보고 하니 옆에 있던 아내가 나에게 묻는다. "여보, 당신 하늘 처음봐요? 들녘도 좀 봐요? 벌써 모내기를 했네요. 어쩌면 시간은 이처럼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네요"하며 말을 건넨다. "맞아, 이런말도 있잖아요. 시간도 나이 따라 속도가 다르다고요" 아내 역시 내말에 맞장구를 친다. "그럼 우리는 60km 달려가겠구려.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그래 말이야. 우리를 할아버지, 할머니 라고 부르는 손주 녀석들이 있으니 분명 세월은 흘러갔나보구려. 이제 남은 삶의 여정이 긴들 우리가 살아온 만큼이야 살아가겠소. 모처럼 당신하고 흙을 밟으며 들녘도 보고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로를 걸으니 감회가 새롭구려"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걸으며 사랑이 묻어나는 대화를 한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동행이다.

무릇 행복이란 글자그대로 마냥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통한 즐거움이 있어야 하고 몰입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비록 그 어떤 일을 하는 동안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마음만은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에 그 어느 때보다도 즐거운 상태가 되고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여 시간 마저 잊게 된다.

그런데 행복도 거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좋은 인간관계는 신체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사람들이 사랑을 하게 되면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수치가 높아지게 되어 이로 인해 행복감이 증대되고 집중력도 향상되며 사람들은 강한 동기부여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니 사람은 함께 살아가기 마련인가 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태키스와 파울러의 연구에 따르면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15% 증가한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행복하면 내 친구의 친구가 행복할 가능성도 10% 증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은 관계를 통해서 서로에게 전염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나는 소중한 사람들이 바로 나의 행복의 근원임을 새삼 깨닫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관계를 쉽게 맺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함께 걷는 것이다. 마침 제천시 보건소 건강증진센터에서는 4월부터 9월까지 매달 11일, 22일을 '그냥 걷지 말아요, 우리 즐겁게 함께 걸어요' 라고 정하고 걷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모두들 걷기는 보약이다라고 한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걷기를 '인간의 명약'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나의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이다." 라는 말도 있다. 걷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보다 병에 걸리는 일이 적다고 한다. 연구 결과 걷기가 심장병에 걸리거나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성을 줄여 주고 당뇨병을 막아주며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다공증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또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되며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고 심지어 우울증과 싸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보다는 둘이 아니 여러 사람이 함께 걸으며 정겨움이 흠뻑 담겨있는 대화를 통하여 웃음의 꽃을 피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동행은 매우 소중한 자신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