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 충북도회, 도에 혹서기 건설현장 공사중지 건의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도심 곳곳이 땡볕에 달아오르면서 주요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했다./신동빈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진 26일 청주도심 곳곳이 땡볕에 달아오르면서 주요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했다./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충북을 비롯해 전국적인 폭염으로 현장 근로자 사망사고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폭염, 대다수 발주기관 공기연장 사유 '미인정'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원청 건설사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발주청에 '준공기한 연기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폭염은 대다수 발주기관에서 공기연장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형편이다. 더욱이 하청은 공기연장의 선택권조차 없다.

관련 법은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주의보 때는 매 15∼20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시원한 물(염분)을 섭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경보 때는 공사중지를 검토하거나 낮 12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실외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하지만 '공사 기간'이 '돈'인 건설현장에서는 하청이 어떻게든 원청의 일정을 맞추려다보니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현장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하도급 구조가 고착되다보니 상당수 노동자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전체 공사 현장의 안전을 총괄하는 시스템 개발과 함께 원청 역시 협력업체의 안전 지원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건협 충북도회, 혹서기 건설현장 공사중지 건의

이에 따라 대한건설협회 충청북도회(회장 윤현우)는 지난 25일 충청북도에 현장근로자들의 안전과 건설현장의 품질관리를 위해 혹서기 건설현장의 공사 일시정지를 건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7월 11일 이후 영동지역에 발효된 폭염경보를 시작으로 충북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어 일선 현장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에 따른 현장의 안전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충북도에서는 건설공사를 추진중인 각 부서 및 산하기관, 시·군에 공문을 시달해 현장의 안전 및 품질관리, 공정계획 등을 고려, 건설근로자의 안전 확보 및 시공업체의 공사지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 일시정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대한건설협회(회장 유주현)는 재난급 폭염 시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등 정부부처에 공사현장 안전관리 긴급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장경장 사무처장은 "폭염 속에서 정해진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준공하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 행정처분 등 그 책임은 고스란히 건설업체가 지게 된다"면서 "발주기관에서 폭염을 재난으로 인정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해준다면 현장근로자들의 안전은 물론 시공품질도 좋아져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진정한 복지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폭염 예방' 청주시간부공무원 지역전담제 시행

이와 함께 청주시는 폭염 피해에 대비해 시청 간부공무원이 전담지역을 관리하는 '읍·면·동 지역 전담제'를 시행한다. 지역 전담제는 시청·사업소·구청 소속 과장급 이상 공무원이 전담 읍·면·동을 지정해 무더위 쉼터 운영과 재난도우미 운영 실태 등을 점검·개선하는 폭염 예방 대책이다. 시는 무더위 쉼터(706곳) 운영과 독거노인,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도우미 및 방문간호사를 통한 건강체크, 폭염 행동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폭염에 취약한 영농사업장을 방문해 차광시설 및 관수시설 가동여부도 확인하고,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작업 중지 요청과 휴식장소 설치를 지도하고 있다.

횡단보도 그늘막 78곳을 운영하고, 살수차 7대를 동원해 도로 열기도 식히고 있다. 지역 626개 건설공사장을 대상으로 근로자 보호를 위한 현장 지도점검 등도 추진하고 있다.

최용한 청주시 안전도시주택국장은 "폭염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시민들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전 행정력을 시민들이 있는 현장에 투입해 실제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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