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경남 사천시는 13일 오후 삼천포대교공원과 대방정류장에서 바다케이블카가 개통식을 갖고, 14일부터 사천시시설관리공단에서 맡겨 상업운행을 시작한다. 2018.04.13 / 뉴시스
경남 사천시는 13일 오후 삼천포대교공원과 대방정류장에서 바다케이블카가 개통식을 갖고, 14일부터 사천시시설관리공단에서 맡겨 상업운행을 시작한다. 2018.04.13 / 뉴시스

[중부매일 아침뜨락 류시호] 남해를 여행하며 경남 사천시(泗川市)가 최근에 건립한 바다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사천 8경 중 최고로 아름다운 창선·삼천포 대교가 보이고, 왼쪽부터 아두섬, 솔섬, 창선, 모개도, 학섬, 초양도, 늑도, 신섬, 늑도 등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몇 년 전에 다녀온 여수케이블카와 최근에 타본 통영케이블카와 비교해보니 이곳이 더 좋은 것 같고, 그래서 삼천포항을 한국의 시애틀이라고 하는가 보다. 오래 전에 간적이 있는 미국의 시애틀을 생각해보니 한려수도의 섬들은 정말 아름답다.

창선·삼천포 대교는 전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대상을 받았고, 연인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를 차지한 곳이다. 사천 8경 중 2경인'실안낙조'는 전국 9대 일몰지중의 하나이다. '하늘이 붉으니 바다도 붉어라.'실안의 저녁풍경을 경험하지 않고 낙조를 말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곳 해안에서 지는 저녁노을은 일품이다. 실안낙조는 부채꼴 모양의 말뚝으로 만든 죽방렴(竹防廉)과 섬, 바다가 어우러져 일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해가 서산너머로 모습을 감출 때,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고 해안 쪽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경관이 연출된다. 수평선너머의 산자락부터 조각조각 떠 있는 작은 무인도들과 그림 같은 등대와 죽방렴들 무엇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요소들이다. 이 노을이 고되고 힘든 하루를 보낸 여행객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편안한 느낌이 든다.

다음 날 사천시 백천동 와룡산 기슭에 있는 사찰 백천사(百泉寺)를 갔다. 이 절은 팔만 구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와룡산 기슭에 1천4백 년 전 신라의 의선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승군(僧軍)의 주둔지였다고 하며, 옛 모습은 전혀 남아 있지 않고 현대에 와서 새로 만들어졌다. 백천사는 병을 고쳐주는 위대한 부처란 뜻의 누워있는 약사와불(藥師臥佛)전이 유명하고, 길이 13미터·높이 4미터의 목조 와불의 몸속에 작은 법당이 있다. 절의 외부에는 약사여래좌불이 있고, 소원 기원탑과 금종, 그리고 포대화상(布袋和尙) 등이 특이하다. 백천사에는 목탁소리 내는 살아 있는 소가 톡~톡~톡 하며 목탁소리를 내는 '우(牛)보살'있는데, 신기하지만 끊임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앞에서 소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다.

사천 바다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본 삼천포 항구와 백천사의 약사와불을 보면서 우리의 기술, 우리의 문화가 자랑스럽다. 우리만큼 역동적이고 변신능력이 탁월한 국민도 드물다. 국민 전체가 힘을 응집하고 노력하면 관광문화대국으로 변모 할 수 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평소 본적이 없는 문화와 기술들도 살펴보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아름다운 꿈을 키워보자.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삶이 공허하고 답답할 때는 바다에 나가 활기를 찾아보자. 해가 뜨는 아침 바다를 바라보면 희망과 꿈 그리고 행복함이 밀려온다. 처마 밑에 파도 소리 매달아 두고, 나지막한 집들을 보면서 바닷가 거닐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리고 바닷가 카페에서 향 좋은 커피 한잔하고, 햇살 한 바구니 받아서 아름다운 삶을 엮어보자. 우리 모두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여행도 하고, 좋아하는 책과 미술, 음악, 영화도 보면서, 마음을 넉넉하게 나누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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