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추석 민심은
화해무드 속 남북경협 논의 개성공단 재가동 희망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경제인 대동 등 아쉬움 토로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청주시 서원구 사직사거리에 걸려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지역종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충청권 추석 민심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동시에 경제문제를 함께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문제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 화해와 교류를 위한 양측관계가 진일보했다는 평가속에 평화체제 구축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다만 경제와 관련,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국내 경제를 고려한 행보를 주문하는 등 조심스러운 시선을 내비쳤다.

이장우 엠씨케이 상무이사(52)는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일이전에 경제적·문화적 교류가 먼저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이 상무는 "청주 오창산단에서 LCD 세정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중국 수출물량이 60% 이상으로 통일이 돼서 중국과 북한 경계점에 공단이 생긴다면 이곳에 입주해 중국영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북한진출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또 "중국보다는 북한이 지리적 이점이 있어 물류이동도 쉽다. 동포니까 언어적인 측면이나 작업적 측면, 상주인력에 대한 경제부담도 수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 철수업체 한스산업 한정희 대표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이 심도있게 논의된 만큼 개성공단이 재가동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공단에서 철수한 이후 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믿었지만 장기간 가동이 멈춰 대전과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했다"며 "개성공단에 두고 온 공정라인과 생산·설비시설, 자재 등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사진작가인 문상욱 전 충북예총회장은 "3차남북정상회담은 대체로 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없는 점, 비핵화가 완성이 된 후에 해도 늦지않을 경제협조를 위한 경제인과 큰 의미없는 여야 정치인을 대거 대동한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스포츠 중계하듯이 방영하는 언론의 태도도 못마땅하다. 과거의 예를 보면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 평양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삼지연 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2호기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 평양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삼지연 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2호기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장명남 충주여성미술가회 회장은 "현재의 남북상황은 지난해 이 시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남한의 대통령이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연설을 하고 남과 북의 정상이 백두산에 올라 함께 손을 잡은 장면은 그야말로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설재훈 충북체육회 주무관(34·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은 "과거와는 달랐던 평양방문이었다"며 "진정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추진을 약속한 것은 체육인으로서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평화를 향한 정치적 선언이 명확해진 만큼 스포츠가 민족화합의 밑알이 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서정교 진천소방서 대응구조구급팀장(54·진천군 덕산면)은 정상회담 결과물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군사적 측면만이 아닌 국내 경제의 어려움을 챙겨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그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군축과 비핵화 조치 로드맵의 제시는 큰 결실이지만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 평화 모드에 중요한 열쇠가 될 북미정상회담을 피동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손태장 하나병원 원무팀장(45·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은 "11년만의 정상들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불어오는 평화의 바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에 속도를 높여 꿈만 같았던 상황이 다가오길 바란다"고 남북화해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로, 평화를 위한 완전한 비핵화는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현재의 위치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하며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권부경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분단 70년을 너머 새로운 미래를 향한 우리 민족의 큰 발걸음이었다.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의 대한민국 학생모습을 상상해 본다"며 "남과 북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그날의 감동이 목마르게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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