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때문에 '가위질'…50년 후 명장으로 불려
생계 때문에 '가위질'…50년 후 명장으로 불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8.11.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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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철 충대구내이용원 사장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반백년 한길만 걸어온 이발사가 명장((名匠)) 반열에 올랐다.

충북대학교에서 구내 이용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봉철(63) 사장은 지난 26일 이용부분 '충북도명장'으로 선발됐다. 그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용업계에 입문한지 50년만이다.

도내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인을 우대하는 풍토 조성을 위해 지난 2016년 만들어진 '충북도명장'은 서류심사, 현장심사, 면접심사 등 3단계의 까다로운 전문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이번 명장심사에 제출된 그의 공적서류 250여 쪽의 분량은 그의 50년 외길인생을 대변해 준다.

그는 지난 2일 '2018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표창도 수상했다. 그간 이용업계에 종사하며 끊임없는 헤어디자인 분야 전문기술 개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겹경사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이봉철 사장은 "손님이 있어야 내가 있는 거지, 내가 있고 손님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원하면 새벽에도 출근한다. 그래서인지 캠퍼스 이용원임에도 학생손님보다 오랜 단골이 더 많다. 30년 이상의 단골들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그의 가게를 찾는다. 그는 해외출장, 수상자리, 자녀결혼식 등 중요한 일을 앞두고 들르는 단골들에게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정성을 다한다. 그의 단골 중에는 대기업 임원, 공무원, 심지어 경기도에서 찾는다.

김수갑 충북대 총장도 1986년 충대이용원 개원이후 꾸준히 다니고 있다. 윤여표 전 총장도 역시 단골이다. 식약청장을 할 때도 이발를 하기 위해 이곳을 꼭 찾았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어려서부터 엄마와 함께 미용실을 다녀서 이발소를 잘 모른다"며 "그래서 학교 내 있지만 학생보다 교직원, 외부에서 오는 고객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형성은 사회적, 시대적 여러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친구 따라 한번 와본 학생들 중에 단골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봉철 사장은 매년 스승의 날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 선배에게 감사의 꽃을 보낸다.

1966년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상경해 들어간 첫 이용원에서 동고동락한 선배다.

그는 고된 일과를 마치고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위해 밤늦도록 노력하는 그 선배를 보면서 기술의 중요함을 일깨웠고, 꿈을 키웠다.

그 선배는 후배에게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줬다.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그에게 이용기술도 전수했다.

그렇게 시작된 이봉철 사장의 도전은 1974년 5월 서울지장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같은 해 10월에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이용부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듬해 세계기능올림픽경기대회 한국 대표로 선발됐지만 훈련 도중 건강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출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2006년 10월에는 이용기능장(한국산업인력공단) 자격을 취득했다.

이봉철 사장은 이용신기술과 새로운 도구를 연구·개발해 이용업계 종사자들에게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특히 이·미용 융합차원에서 남성을 위한 '아이롱 파마기술 개발'과 탈모 고객을 위하 '맞춤형 가발기술'을 개발했다. 이용사 및 이용기능장 시험을 위한 이용기술매뉴얼과 이발소 경영가이드, 이용업계 위생관리 매뉴얼, 이발용 장비사용·관리 매뉴얼, 이발소에서 발생하는 응급조치 및 안전관리 등도 개발했다.

그는 이용 관련 세미나, 전시·박람회 등을 찾아 최근 기술과 동향을 파악하고 견문을 넓히는 일에도 불철주야 노력한다. 국제기능헤어디자인중앙협의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해외기술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는 일중 하나는 후학양성이다.

미용업계에 밀려 쇠퇴하고 있는 이용업의 발전을 위해 후배들에게 맞춤형 지도로 기술자격 취득을 도와 취업도 이끈다. 기능올림픽과 국내 대회 수상자들의 이용기술 노하우를 배워 후배들에게 보급하고, 청주지역 동별 세미나, 이용기술학원 특강도 한다.

그의 지도를 받은 후배 중에는 기능대회에서 입선도 하고, 국방부 근무, 창업한 사람도 여럿 있다. 그의 아들도 이용군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요즘도 일과 후 몇몇 후배들에게 기능장 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후배·제자들에게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며 항상 노력해야 한다"며 "세미나도 많이 다니고 기술개발 등 끈기를 가지고 노력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봉철 사장은 (사)한국기능선수회 충북지회를 이끌며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얼마 전 괴산 사리면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충북기능농촌봉사단 회원 70여명이 참가해 이·미용, 전자제품 및 농기계 수리, 자동차 점검 등 12개의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졌다.

충북기능농촌봉사단은 지역의 다양한 복지서비스의 수요를 파악하고, 매년 두 차례(상·하반기)도내를 순회하며 전문적 지식과 기술 서비스를 바탕으로 재능기부를 한다.

충북도명장 반열에 오른 이봉철 사장은 내년에 도내 특성화고 등을 직접 찾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기술과 경험 노하우를 전수하는 명장 특강을 할 예정이다. 또한 도내 숙련기술인의 취업에도 힘쓰게 된다.

50년 동안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발사를 포기할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청주의 가위손' 이봉철 사장은 다시 한 번 전국명장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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