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 뉴시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 뉴시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콜롬비아의 황금박물관이 준비한 '황금문명 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전시회를 갔다. 엘도라도는 황금을 찾아 헤매고, 황금을 위해 싸우고, 황금을 위해 죽은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한 말로, 320여점의 황금유물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유럽인들은 엘도라도 황금을 얻기 위해 탐험과 모험을 했고, 아마존 강과 안데스 산맥을 넘어 황금을 찾다가 피로 물든 전설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은 황금박물관 소장품을 첨단 IT 기술로 접목하여 디지털 아트로 시도했다. 그래서 웅장한 영상으로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했다. 그런데 요즘은 미술전시회도 IT 기술을 접목하여 캔버스가 아닌 영상으로 전시를 가끔 하고 있다. 16세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서 신대륙에는 황금 집에 살며 '태양의 아들'을 자처하는 부족 왕이 온몸에 황금을 두르고, 제사 때면 황금 물품을 호수에 던져 제물(祭物)로 바친다는 엘도라도의 전설이 퍼졌다. 그 때문 수많은 유럽인들이 아마존강을 건너 안데스 산맥을 따라 황금문명을 찾아 나섰지만 이 전설은 허구임이 증명되었다.

그런데 50년 전 '무이스카 황금 뗏목' 조각이 발견되어 엘도라도가 실제 존재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의 장승과 나무나 돌로 오리를 만든 솟대, 호랑이 등을 모시는 토속 신앙이 존재하듯이, 안데스지역과 중앙아메리카에서는 도마뱀과 악어를 신으로 모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마뱀과 악어를 황금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황금이 콜롬비아 원주민들에게는 탐욕의 대상이 아니라, 황금으로 만든 도마뱀과 악어가 신에게 바칠 영혼의 도구였다

콜롬비아는 중남미의 많은 국가 중에서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이 나라는 인구가 4천7백만 명에 해안선 길이가 820㎞이고, 6·25전쟁 때 우리나라에 군대를 파견하여 일찍부터 우리와 혈맹관계를 맺어왔다. 현재 콜롬비아에는 KOTRA를 비롯하여 LG, 삼성, 대우, 현대종합상사 등의 업체가 진출해 있고, 약 890명의 한국 교민이 살고 있다.

콜롬비아는 15세기 스페인 사람과 유럽인들, 아프리카 노예들 등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되어 있고, 특산물로 콜롬비아 커피가 유명하다. 박물관 전시회 덕분에 평소에 책이나 영화로 보던 엘도라도 전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전시회를 통하여 사브로수라는 콜롬비아인들의 따뜻함과 친절함,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견하였다. 한편 디지털 아트 전시 덕분에 콜롬비아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의 음악세계를 옆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필자는 가끔 박물관을 방문하는데 '역사는 기억 하는 자의 것이다.' 라는 명언이 생각난다. 유럽박물관은 전시중심이고 미국은 교육활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19세기 박물관은 국가의 힘을 보여주고, 20세기 박물관들은 산업화 시대의 국민들을 계몽하는 게 목적이라 한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의 '박물관대학' 강좌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수강을 많이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지식교육을 배우지만, 박물관과 미술관은 감성교육의 장이다. 박물관의 유물들은 역사의 증인이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의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가끔씩 박물관을 방문하여 살아 있는 인문학 지식을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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