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플랫폼 -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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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19.03.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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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 송승언

의자에 앉아 총을 들고 있었다.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꿈을 꾸었다.

꿈의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숲에서는 자꾸 길을 잃었다.
아직 죽지 않은 부모님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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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
최호일 시인.

시인은 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총이 셰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우리는) 무슨 죄를 짓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나? 잠시 자신을 뒤돌아 보지만 그것은 실체가 없이 텅 비어있다.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문장에서 주어가 한없이 생략되었음을 주목하기 바란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숲에서 자꾸 길을 잃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건 무슨 지극한 효심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원죄 의식의 발원지를 말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암튼, 앞으로는 총을 들고 의자에 앉지 말자.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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