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고 배운 돌 / 정지윤

굵은 나뭇가지에 날아갈 듯
앉아 있는 돌 하나
새라고 배우고 있어요

비디오가 매일
조류 도감을 펼쳐 놓고 가르쳐 줘요
저 하늘이 내가 날아갈 세상이래요

나는 누구인가요?

어쩌면
정말 새일지도 몰라요

언젠가는 푸드덕 날갯짓하고
날아오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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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일 시인.
최호일 시인.

누군가 나뭇가지에 돌을 올려놓고 너는 새니까 날아가라고 가르친다. 그러면 돌은 돌인 걸 까맣게 잊어버린다. 드디어 돌에도 피가 돌고 날개가 돋아나 "언젠가는 푸드덕 날갯짓하고/ 날아오를지도" 모른다. 이걸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하나.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꿈'과 '착각'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살아가고 있다. 꿈은 이루어지지만 착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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