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내수읍 주민들 오염 주장… 업체측 "기준치 지켜 문제 안돼"

13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세탁업체에서 배출한 폐수로 마을 소하천이 희뿌옇게 물들고 있다. /신동빈
13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세탁업체에서 배출한 폐수로 마을 소하천이 희뿌옇게 물들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비눗물 풀어놓은 듯 희뿌연 물, 5년 동안 하천은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마을 주민들은 지난 2015년 세탁업체가 들어오면서 마을 소하천이 오염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주민 A(53·여)씨는 "세탁업체에서 폐수를 버리면서 물이 탁해지더니 물고기가 죽어나가기 시작했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인근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B(56)씨 역시 "미나리가 자생하고 재첩을 볼 수 있을 만큼 맑은 물이 흐르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며 "날이 조금만 더워져도 악취가 진동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13일 오전 11시 세탁업체 폐수 배출구에서는 희뿌연 물이 방류되고 있었다. 같은 시간 업체 내부에서는 병원 환자복을 세탁하느라 수십 대의 세탁기계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중이었다.

배출구에서 희뿌연 물이 흘러내려오자 이곳 소하천은 금세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혼탁해졌다. 이 마을 소하천은 인근 석화천으로 흘러 미호천에 닿는다.

13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세탁업체에서 배출한 폐수로 마을 소하천이 희뿌옇게 물들고 있다. /신동빈
13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의 한 세탁업체에서 배출한 폐수로 마을 소하천이 희뿌옇게 물들고 있다. /신동빈

이와 관련, 세탁업체 C대표는 "폐수에 나오는 희뿌연 물은 소포제(폐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거품을 줄이기 위해 쓰이는 화학약품)"라며 "기준치를 지키며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은 없지만 사용량은 줄이겠다"고 말했다. 소포제의 경우 물환경보존법 상 제제 대상이 아니다.

청원구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배출기준 상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그 양이 축적, 하천 자연정화 한계를 넘어서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처럼 하천오염이 우려되지만 업체 단속이 어려울 경우에는 행정당국에서 하수관로를 따로 설치하거나, 인근에 간이 하수처리장을 만들어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수관로 설치는 세탁업체 위치 특성 및 주변 환경 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이어 그는 "이곳의 경우 배출모습이나 마을 주민들의 주장으로 볼 때 배출시설에 대한 추가점검이 필요해 보인다"며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세탁업체는 지난 2015년 폐수 배출량 기준이 초과돼 행정당국으로부터 개선명령을 받았다. 이후 3년간의 지도점검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2019년 우수관리사업장으로 선정됐다. 우수관리사업장으로 선정되면 1년간 정기점검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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