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더불어 삶 모토로 '전국 TOP 5' 진입

청주시 오창읍에서 농산물 꾸러미 등을 가공하는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직원들이 생산 제품을 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청주시 오창읍에서 농산물 꾸러미 등을 가공하는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직원들이 생산 제품을 손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농촌마을에 '소득'과 '일자리',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만들어주는 기업이 있다. 마을주민들이 삼삼오오 창업해 마을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인 마을기업이다. 마을주민에 의한, 마을을 위한, 마을의 기업이다. 마을기업은 수익이 늘어나면 지역내 일자리가 늘어나고 해당지역에서 주로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건강한 경제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충북도내 10월 현재 93개 마을기업 가운데 최상위 마을기업 3곳을 소개한다. / 편집자

하늘농부 로고
하늘농부 로고

설립 16년차인 청주시 오창읍에 소재한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이하 하늘농부)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스타마을기업이다.

올해 처음 생긴 행정안전부의 '모두愛 마을기업' 지원제도에 지난 5월 전국 5개 마을기업을 선정했는데 하늘농부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 17개 시·도 대표로 참가한 17개 팀이 경쟁했다.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조철호 대표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조철호 대표

"전국의 마을기업 1천600여개 가운데 하늘농부가 전국 5등 안에 든 거니까 기쁘죠. 일반기업에 견줄 수 있는 경쟁력있는 마을기업을 만들어보자, 잘 나가는 마을기업을 밀어주자는 취지가 '모두愛 마을기업'이에요."(조철호 하늘농부 대표)

선택과 집중. 마을기업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건실한 마을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서 나온 정부정책이 '모두愛 마을기업'이다. 조철호 하늘농부 대표(충북마을기업협회 회장)는 이에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앞으로 갈 길에 대한 기대감과 고민을 내비쳤다.

"2013년 마을기업 선정 땐 우물안에만 있다가 외부로 나가게 된 계기가 됐는데 이번 '모두愛 마을기업' 선정은 전국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하늘농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전국적으로 제품홍보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상금 1억원은 하늘농부의 제2도약에 투자한다. 자부담 2천만원을 더해 총 1억2천만원으로 유기농농사체험시설 건립과 신 제품개발 컨설팅 비용으로 쓰고 있다.

"16년차 마을기업으로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니까 전문가 컨설팅이 필요해요. 그 결과 제품개발로 연말에 양배추즙이 나오고 홍삼액 제품은 개발중이에요. 농산물분말 제품은 디자인 개발중입니다."

하늘농부는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지정 이듬해인 2014년 전국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됐고, 2016년 충북 우수마을기업 선정의 기쁨을 안았다. 전국 우수마을기업에는 충북 6곳뿐이다.

내년에는 수출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오가티움 토마토즙·양배추즙 등 가공품으로 시작해 유기농 농산물 수출을 노크하겠다는 포부다.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토마토즙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토마토즙

"요즘 온라인이 강세니까 온라인으로 해외시장을 뚫어보고 싶어요. 얼마전 온라인 수출상담회에 참여해 인도 바이어를 만났는데 우리가 준비가 안돼있더라고요. 충북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영어팸플릿과 제품 동영상을 제작중입니다."

매출은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25억원이 예상된다. 선전한 것이다. 온라인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온라인에서 오가티움 유기농 토마토즙 판매를 시작했고 올해 마켓컬리, 우체국쇼핑몰, 쿠팡 입점 등 온라인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를 30억원으로 잡았는데 코로나로 학교급식 납품, 오프라인 판매가 줄었지만 온라인매출이 늘었어요."

마을기업 선정 이후 누계매출액은 2019년 15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29억원, 지난해 24억원 등을 찍었다.

하늘농부의 꿈은 '친환경농업을 통해 더불어 잘 사는 것'이다.

"영농조합이 생기면 보통 5년 안에 90%가 없어져요. 저는 100년 가는 마을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지속가능한 마을기업이요. 혼자 살면 재미없잖아요."

하늘농부 소개자료
하늘농부 소개자료

하늘농부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충북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이었던 조 대표를 비롯해 농민 5명이 충북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농산물브랜드를 만들어보자고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했다. 오창지역의 주 농산물인 토마토, 방울토마토, 딸기로 시작했다.

"하늘, 이웃,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친환경 농업을 실천해왔어요. 영농조합 이름도 '하늘의 뜻을 크게 거스르지 않고 농사짓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제가 지었죠."

현재 오창지역 등 50농가가 친환경 계약재배 농가로 참여중이다. 상근직원 13명도 친환경 농업이나 농민단체에서 오래 일한 베테랑들이다.

"하늘농부는 '징검다리' 같아요. 도시와 농촌을 잇는 징검다리, 귀농하는 사람들의 징검다리, 지역농민과 문화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들이 점점 늘어나네요."

공동체 유지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오는 31일 농장 마당에서 '하늘농부 작은 음악회'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가수 이지상, 작곡가 김강곤,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농산물 분류작업 모습. / 김미정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농산물 분류작업 모습. / 김미정

명창 조애란, 대금 정영권, 아템파우제앙상블 등을 초대해 함께 즐길 예정이다.

"코로나시대에 지친 농민들, 시민들을 초대해서 저녁 한 끼 함께하면서 문화공연을 즐기려고 해요."

조철호 대표는 '마을기업은 기회'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마을기업이 커지면 지역농민들과의 계약재배 규모가 커져 수익이 되고 지역의 소득증대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마을기업이 지역을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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