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이 내려 이식 어렵고 토질여건도 불량
시, 새 품종 식재 명품 벚꽃길 조성 계획

제천시청사
제천시청사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속보=충북도가 도로선형개량공사를 시행하면서 왕벚나무 수백그루를 마구 잘랐다는 보도와 관련, 제천시가 37년 된 노령목을 제거하고 새로운 품종을 심어 명품 청풍호 벚꽃길을 조성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본보 11월 2일자 7면 보도>

2일 담당부서인 산림과에 따르면 충북도가 공사중인 금성면∼연금리조트까지 구간은 굽은 도로선형으로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어 시가 요청한 숙원사업이라고 밝혔다.

공사 구간 중 심겨진 742그루 중 425그루의 왕벚나무를 제거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왕벚나무의 수명은 50년 정도로, 공사 구간에 심겨진 나무는 이미 기대수명이 다 된 노령목이다.

병해충 방제작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왕벚나무에서는 벚나무 사향하늘소 등이 발생해 수세가 약화된 상태로, 결국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왕벚나무를 제거한 자리에 새로운 품종을 심어 명품 벚꽃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어린나무가 노령목으로 자라 뿌리가 깊이 내리는 바람에 이식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목이 활착하기 위해서는 뿌리의 분형성이 매우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구간이 산지를 절개한 곳에 왕벚나무를 심어 지반에 암과 호박돌이 박혀 토질여건이 매우 불량한 상태다.

식재공간 부족으로 호수 측 비탈사면으로 심겨져 있거나, 배수로 등 도로 구조물과도 바짝 붙어 있는데다 통신광케이블까지 매설돼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뿌리돌림을 할 경우 지하매설물의 피해와 도로 구조물의 임시 철거가 불가피하며, 불량한 토질여건으로 흙이 쉽게 흐트러져 분을 뜨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 왕벚나무의 수관 폭이 8m이상으로, 이식을 할 경우 반드시 가지치기를 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예전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한번 굴취 한 고령목은 거의 재이식을 하지 않고 있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왕벚나무는 자른 부분이 잘 유합되지 못하고 썩기 쉬워 이식할 시 수반되는 가지치기와 뿌리돌림 등으로 인해 대부분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산림과 관계자는 "당초 계획은 충북도와의 협의 및 제천시 도시림 등의 조성·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존 가로수를 제거하고 신규목을 식재하는 것으로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당초 자르기로 했던 168그루는 이식을 통해 보존하다 공사가 끝나는 2024년께 재이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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