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 하나 없는 충북… 트랜드 이끌 예술인 '사장'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충북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버젓한 예술대학 하나 없는 상황이다. 

충북도내 사립대의 경우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취업률을 깎아먹는 인문대, 예술대를 첫번째 제물로 삼았다. 사립대의 예술 관련 학과 폐지 및 학부통폐합 과정에서 사실상 영화, 영상분야 이외에 예술학과가 사라졌으며, 충북대는 전국 거점대학 중 유일하게 예술대학이 없다.

충북대는 지난 1974년 미술교육과, 1998년 미술과(인문대학)로 개편했으며 2012년에는 인문대학에서 분리돼 융합학과군 조형예술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했다.

청주대와 서원대는 2013년~2014년 음악, 미술, 무용을 아우르던 예술대학을 포기했으며 서원대 공연영상학과는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충주 한국교통대는 인문사회대에 음악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주 건국대 클로컬 캠퍼스는 디자인학부 내에 회화학과, 도자전공, 금속전공이 합쳐져 조형예술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원대의 경우 음악교육과와 미술교육과를 운영하고 있으나 교원양성을 위한 전국 단위 특수 대학이다보니 지역 예술인들과는 접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충청대는 실용댄스전공 신설했으나 패션디자인과는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다.

제2차 충북도 지역문화진흥계획 수립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전문예술인은 30~40년의 긴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전체의 30.9%이다. 반면 10년 미만의 신진예술인은 21.6%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미만의 예술인이 30.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국 평균과 대비되고 있다. 경력 30년 이상의 예술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새로운 신진예술인이 부족한 현상은 콘텐츠 산업의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2020학년도 입학생 모집요강 기준
2020학년도 입학생 모집요강 기준

2019년 한국 콘텐츠 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콘텐츠산업규모가 전국 17개 광역단체중 12위권(매출액, 사업체수, 종사자 수 등)이며, 매출액 전국 비중은 약 0.7%에 그치고 있어 청년 등 신진예술인이 산출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청년 예술인 지원을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를 이끌고 있는 중견 예술인들은 "하루 이틀 나온 문제가 아니지만 경제 논리로 무조건 폐과시켜 예술인 양성을 못하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충북예술고가 있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인프라도 부족하고 예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는 교장 선정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의 중견예술인들은 "이제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존의 전문 예술인들은 이미 50대 이상이 됐다"며 "젊은 인재들이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버렸다. 충북의 젊은 인재 양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거점 국립대는 단순한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능과 임무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역의 거점 국립대인 충북대에 예술대학을 설립해 기초 예술분야의 거점이 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정책가들은 "최근 순수예술 대신 기초예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충북도의 새로운 기초 예술분야의 거점은 지역의 문화예술계 그리고 지차제와 함께 혁신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기초 예술분야와 문화산업이 이어지는 충북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현실화 돼야 한다"며 "지역의 문화산업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지역혁신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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