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청 공무원, SNS에 영화 장편 패러디 게재 논란
단양군·지역 단체들 "명예 훼손 법적 검토 준비" 반발
"관광 경쟁일 뿐" 당사자 해명… 지역간 갈등 확산 조짐

히틀러가 폭언을 하자 한 여성이 '제천으로 이사를 가자'라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 모습.
히틀러가 폭언을 하자 한 여성이 '제천으로 이사를 가자'라고 말하는 듯 자막이 달린 장면 동영상 캡처본.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제천시청 공무원이 류한우 단양군수를 조롱하는 내용이 내포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심에 서야 할 공무원이 내년 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인근 지역을 폄하하는 동영상을 올리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급기야 단양지역 일부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두 지역 간 갈등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제천시청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 2일 오후 6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히틀러가 그의 하급자들에게 꾸지람을 하는 영화장면을 올렸다.

3분 47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류한우 단양군수를 히틀러에 비유했다.

동영상은 하급자들이 히틀러에게 보고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급자들은 히틀러에게 "제천의 출렁다리 인기가 폭팔적"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히틀러는 화를 내며 "관광은 수십년간 노력해서 이뤄낸 우리군(단양군) 자존심인데 어떻게 4년도 채 이렇게 쉽게 따라 잡힐 수 있냐"고 분노한다.

이 외에도 이 영상에는 히틀러가 마치 단양군이 제천에 비해 관광산업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다가 "제천으로 이사를 가자" 등의 자막을 게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을 홍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떻게 현직 공무원이 인근 단체장을 히틀러에 비유해 지역을 폄하하는 내용을 올릴 수 있냐며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히틀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 말살 정책을 펴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동영상이 퍼지자 단양군은 곧바로 A씨를 상대로 이의를 제기했고, 동영상은 다음날 오후 5시 께 내려졌다.

단양군 관계자는 "어떤 맥락에서 이 동영상이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명백히 류한우 군수를 겨냥한 명예 훼손에 해당된다"며"이 내용과 관련해 현재 법적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양지역 한 단체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중심에 서야 할 공무원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타지역을 폄하하고 자신의 지역을 홍보하는 행위는 '과잉 충성'에 불과한 적절치 못한 행위"라면서 "제천시의 공식입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A씨는 "단양군과 관광 경쟁을 하기 위해 동영상을 올렸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A씨는 "단양군수를 폄하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억지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감정이 상할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단지 단양군을 경쟁상대로 여겨 유튜브 영상을 패러디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 영상이 신문기사가 아니지 않느냐. 이는 픽션이고, 문학, 예술, 소설, 시 등으로 봐 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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