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사랑·그리움… 모두의 유토피아"

이상미 作 기원1
이상미 作 기원1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호랑이를 작품에 녹여 내 작품으로 전시를 열었던 서양화가 이상미씨가 보는 호랑이는 어떤 의미일까.

이상미 작가는 지난 2019년 산을 주제로 충북문화관 숲속 갤러리에서 '길을 가다'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은 작품 속에 등장했던 해학적인 느낌의 호랑이였다.

이 작가에게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해를 맞아 호랑이를 그렸던 작품과 그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옛날부터 호랑이가 많이 살았고 그에 얽힌 전설이나 설화가 많았다. 그 영향 때문인지 호랑이를 무서워하면서도 호감을 보이는 대상으로 여겨온 것 같다."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해학적이고 친근한 이미지의 호랑이를 그려보는 것을 키워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등 한국적 정서와 색채를 가지면서도 단순화된 형태와 색감,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시선으로 표현해보려고 노력했다"며 "우리 몸 속에 흐르고 있는 신앙이랄까, 샤머니즘을 기반으로 한 한국화나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와는 다르게 생긴 나만의 호랑이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대표적인 사학자이자 문인이었던 최남선은 '호랑이는 조선 최고의 동물로 전설, 설화, 동화를 통해 전해져온 바 우리나라 서사문학의 꼭대기를 점하고 있다'로 표현했다"며 "호랑이는 화를 불러오는 포악한 맹수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로, 은혜를 갚을 줄도 아는 신의의 동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이상미 作 기원2
이상미 作 기원2

2022년을 맞이하는 이 작가의 바람은 무엇일까.

"현실의 삶은 고단하다. 우리는 저마다 '꿈', '사랑', '그리움'이라는 다른 형태의 호랑이를 안고 아프게 살고 살아간다"며 "힘들고 아픈 현실 앞에서 유토피아라는 이상 속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서 호랑이와 천년을 산다는 학, 소나무, 그리고 사슴들이 뛰어 노는 평화로운 모습을 기원해 보았다. 새해에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생명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함께 누리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상미 작가 약력

▷세종대 서양화과 졸업
▷前 청주미술협회 부회장
▷충북구상작가회 부회장
▷개인전 13회 및 단체전 200여회
▷2014·2015 충북미술대전 특선
▷2018 청주예총 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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