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투쟁"… 충주시 "퇴거 요청 묵살, 어쩔 수 없어"

시청 직원들이 라이트월드 상인들을 둘러싼 채 철거작업 저지를 막고 있다.
시청 직원들이 라이트월드 상인들을 둘러싼 채 철거작업 저지를 막고 있다.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충주시가 충주라이트월드 상인들이 한달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라이트월드 내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대해 10일 철거를 재개했다.

시는 이날 오전 공무원과 용역업체 직원 등 수백명과 장비를 동원해 편의점에 설치돼 있는 물건을 모두 끌어낸 뒤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상가 양성화를 요구하는 상인들은 분신 소동을 벌이며 격렬히 저항했다.

라이트월드 상인이 망연자실한 채 철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라이트월드 상인이 망연자실한 채 철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해당 편의점은 라이트월드에 남아있는 마지막 시설물이다.

시는 지난달 초 편의점 철거에 나섰다가 상인들이 반발로 무산되자 같은달 6일부터 편의점과 연결된 전기와 수도를 모두 차단했다.

상인들은 시의 철거 방침에 반발해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긴 편의점에서 숙식하면서 이날까지 한달 이상 농성을 해왔다.

상인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길형 시장은 자신의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우리를 꼬여 라이트월드에 투자를 하게 만든 다음 오히려 다음 선거에 걸림돌이 되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우리를 거리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또 "조 시장은 2년이 넘도록 우리들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이리저리 도망만 다니고 있다"며 "만약 그가 잘못이 없다면 왜 2년 동안이나 우리를 피해 다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충주시가 전기와 물 공급을 끊고 문짝까지 떼어가 벌판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한달이 넘도록 추위와 싸워온 우리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잃었다"며 "우리는 무자비하고 폭압적인 충주시의 처사와 조길형 시장의 간교한 술책을 더이상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조길형 시장의 이중적인 행태를 정치권에 폭로하고 저지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유권자인 충주시민들을 상대로 그의 잘못됨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목숨 건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라이트월드 내에 남아 있는 가설건축물에 입점한 편의점에 수차례 자진철거 등을 요청했지만 상인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시는 신속히 세계무술공원을 원상복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라이트월드는 2018년 4월 세계무술공원 내 부지에 빛 테마파크로 개장했으나 충주시가 사용료 체납과 제3자 전대 등을 이유로 2019년 10월 공원 사용·수익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법정 다툼을 거쳐 라이트월드가 패소하자 시가 시설물 철거에 나섰으나 입주 상인들이 강력히 반발해 진통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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